배병우“한국을 통찰하게 하는 문화외교가 더 뜻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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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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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C20’서 소나무 사진 3D영상 소개 배병우 씨

예술가들의 외교행사 C20에서 자신의 작품을 3D로 선보이는 사진작가 배병우 씨는 “세계 각국의 문화인들이 한국의 정서를 다채롭게 체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예술가들의 외교행사 C20에서 자신의 작품을 3D로 선보이는 사진작가 배병우 씨는 “세계 각국의 문화인들이 한국의 정서를 다채롭게 체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내 작품의 소나무는 대부분 왕릉 주변의 소나무예요. 왕의 영혼을 지키고 하늘로 올려 보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얼마 전 독일 신문에서 이 작품을 두고 ‘나무를 성스럽게 표현했다’고 설명하더군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예술을 통해 한국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나 봅니다.”

나무, 돌, 물 등 한국의 풍광을 사진 속에 담아온 사진작가 배병우 씨(60). 특히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흑백의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이 3차원(3D) 동영상으로 제작돼 9월 8∼10일 서울에서 열리는 C20(Culture 20) 폐막식 행사에서 상영된다. C20은 10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이 국가들의 문화계 대표들이 한국을 방문해 문화를 체험하고 토론하는 행사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만난 배 씨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져서 오감으로 한국을 체험할 기회”라며 “솔 향이 실제로 나지는 않지만 아마 정말 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5분 30초 정도의 길이로 그의 사진을 입체화했다. 소나무 숲을 직접 헤치며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나무를 훑어 올라가며 소나무 껍질의 거친 결을 보여주기도 한다. ‘서편제’ ‘고래사냥’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가수 겸 작곡가 김수철 씨가 배경음악 작곡과 영상 감독을 맡았다. 두 사람이 영상으로 만들 사진을 함께 골랐고, 50여 명이 동영상 제작과 음악 연주를 위해 약 2개월간 작업했다.

배 씨의 사진은 30일까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올해 잘츠부르크 음악축제 메인 이미지로 선정돼 포스터와 관련 상품에 삽입되기도 했다. 그는 “예술가는 독자적인 것을 하지 않으면 오래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굳이 한국적인 것을 따로 추구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것을 하려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의 자연과 전통을 에너지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C20에 한국 대표로도 참여한다. “어떤 행사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재미로 치면 G20보다 훨씬 재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외교관, 정치인들이 하는 외교보다 요리사나 예술가가 하는 교류가 더 깊은 외교라고 생각합니다. 행사에 모인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통찰’ 한두 가지만 던져도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재미있는 행사가 될 겁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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