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시장 ‘기업사건’ 수임경쟁 예고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검찰 고검장-특별수사통 줄줄이 사표

“‘파이’는 자꾸 줄어드는데 ‘쟁쟁한 숟가락’만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다.”(검찰 출신 변호사)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 사법시험 20∼22회 고검장 8명이 대거 퇴임한 데 이어 최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의 특별수사통 검사 3명이 잇달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27일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사표를 낸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소진 부부장(42·사법시험 33회), 외사부 오원근 검사(42·사시 38회), 특수2부 박재형 검사(43·사시 41회). 특히 소 부부장은 최근까지 대우조선해양 납품비리 및 비자금 의혹사건 등 기업 관련 수사를 의욕적으로 이끌어왔으며 조직 안팎의 신망이 높았기 때문에 사표 제출은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소 부부장은 법무법인에서 일하려다가 주변의 권유로 단독 개업을 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박재형 검사도 서초동에서 변호사로 개업할 예정이다. 충북 청주 출신의 오원근 검사는 고향으로 내려가 개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불황으로 돈 되는 형사사건이 많지 않은 데다 올 상반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끝난 뒤 검찰의 대형사건, 기업사건 수사가 급격히 줄었다”면서 “‘형사사건 기근’이 길어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런 상황에서 천 후보자 지명으로 검찰 고위직들이 ‘예정에 없이’ 변호사 시장에 쏟아졌고 특별수사 부서의 젊은 검사들이 줄줄이 옷을 벗으면서 검찰 출신 선후배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것.

그러나 전관예우를 톡톡히 받을 수 있는 서울중앙지검, 그것도 특별수사를 담당한 3차장 산하 검사로 근무하다가 사표를 내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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