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파워엘리트 특목고 전성시대

  • 입력 2009년 7월 27일 15시 22분


주간동아 커버스토리 ‘특목고 파워, 특목고 인맥’

“대원외고 동문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지난 7월16일 오후 7시 반.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주점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대원외고 총동문회 산하 행정분과위원회 주최로 공직에 진출한 동문들의 만남이 마련된 것이다. 40대 초반의 1기부터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14기까지 세대를 넘어 ‘동문’이라는 이름 아래 한 자리에 모였다.

모인 이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기획재정부, 감사원,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주요 부처에서 일하는 대원외고 동문이 총출동했다.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주고받느라 분주했다. 학창시절의 추억에서부터 현재 근무 부처의 업무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야기꽃을 피웠다. 동문회장의 간략한 인사가 끝나자 모교의 발전을 기원하는 건배사가 뒤따랐다. 이날 술자리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외고가 설립된 지 20여 년째. ‘졸업생들의 SKY(서울․고려․연세)대 진학률이 70%에 육박한다’ ‘사법․행정․외무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를 휩쓴다’는 얘기는 이제 식상할 정도. 외고 출신들이 20, 30대 사회 중추세력으로 성장하면서 그들의 화려한 인맥이 새삼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요즘이다. 이들은 법조, 행정, 언론은 물론 스포츠와 연예계에까지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이공계는 영재들 중에서도 영재들만 모인다는 과학고가 장악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국내 유명 대학 교수, 정부부처 산하 각종 연구기관 연구원들이 과학고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 최근 카이스트 최연소 교수로 임명돼 화제를 모은 최서현 교수도 서울과학고 10기 졸업생이다.

특목고 입학은 곧 명문대 입학과 사회적 성공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되면서 초․중학교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특목고 입시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7월19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양천문화센터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서울시내 한 특목고 입시학원이 마련한 ‘특목고 입시전략 설명회’에 학부모들이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1, 2층 760여 석인 양천문화센터 대극장은 빈 자리가 거의 없었다. 학원 관계자는 “이 정도면 별로 안 온 거다. 일요일이라 교회나 성당에 많이들 갔기 때문이다. 평일 같으면 통로 계단까지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가득 찬다”고 했다. 또 다른 입시학원 관계자는 “이제는 초․중등 학생들을 특목고 준비 학생이냐, 아니냐로 구분 짓는 시대가 됐다”고 말한다.

‘주간동아’가 특목고․영재교육원 입시전문학원 ‘하늘교육’과 공동으로 특목고 입시준비 자녀를 둔 부모 1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부모들이 특목고 입시전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와 ‘일반 학교에 비해 우수한 교과과정과 교육환경 때문’이 각각 43%를 차지했다.. 학원공부에 개인 또는 그룹과외를 병행한 학부모들이 이를 위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월 평균 90만~110만원에 달했다. 특목고에 입학하면 사교육비는 더 들어간다. 영어캠프에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까지 6개월에 100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쏟아 붓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27일 발간된 ‘주간동아’ 697호는 대한민국 대표 특목고인 대원, 대일, 한영, 명덕 등 외고 ‘빅4’와 경기, 서울, 한성 등 과학고 ‘빅3’의 막강파워 인맥을 해부하고, ‘특목고 입시준비 학부모 실태 및 의식조사’ 등을 통해 특목고 시대의 명암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특목고 지상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학부모와 특목고 학생들의 고민과 특목고가 왜곡될 수밖에 없었던 역사도 함께 짚었다. 이주호 교과부 제1차관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사교육은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697호 목차

●대한민국 이머징 파워 특목고 대해부
●대표 특목고 ‘빅7’ 막강파워 인맥열전
●견실한 엘리트 동문? 기득권 구축 패거리?
●“월 사교육비 90만~100만원…허리가 휘죠”
●‘특목고 맘’ ‘특목고 대디’로 살아보니…
●‘SKY대’ 진학에 바친 달콤씁쓸 고교시절
●“너희는 공부기계야. 기계가 무슨 고민을 해?”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그것이 나를 키웠다”
●평준화의 사생아 특목고, 그 왜곡의 역사
●‘특목고 지상주의’ 탈출 해법은 있나
●고등학교도 목적 따라 진화한다
●당-정-청 엇박자, MB 교육정책 ‘갈팡질팡’
●이주호 교과부 제1차관 “사교육 반드시 잡는다”

엄상현 주간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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