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쌍용차 노조의 私製무기 實戰場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7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2개월 이상 불법 점거한 노조원들이 갖고 있는 시위 장비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다. 길이가 30∼40cm나 되는 철근 세 개를 용접해 별 모양으로 만든 대형 표창과 삼지창, 부탄가스를 이용해 한꺼번에 수십 개의 볼트를 발사할 수 있는 다연발총 같은 사제(私製) 무기들이 농성 현장에 즐비하다. 공장 내부에는 지게차와 액화석유가스(LPG)통에 불꽃을 뿜어낼 수 있는 쇠파이프를 연결해 만든 사제 화염방사기도 4대나 있다고 한다. 경찰이 압수한 시위용품 중에는 사제 총알과 수백 개의 볼트와 너트, 쇠파이프, 대형 새총도 있다.

지금 쌍용차 평택공장은 단순한 파업 현장이 아니다. 파업 노동자들이 인명살상용 무기나 다름없는 시위 장비를 사용하면서 경찰과 노조 양측에서 수십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도시 게릴라들의 실전장(實戰場)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22일에는 노조원이 던진 화염병에 맞아 몸에 불이 붙어 바닥에 뒹구는 전경에게 노조원들이 달려들어 쇠파이프로 후려쳤다. 경찰은 전경의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로 급박해지자 전기충격용 총인 테이저건을 사용해 상황을 진압했다. 사람의 몸에 불이 붙어 나뒹굴면 불을 꺼주는 것이 인간의 도리일 텐데 극렬 노조원들은 거꾸로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일부 시민단체는 경찰의 테이저건 발사를 비판했다. 그러나 테이저건 발사는 치명적인 사제 무기로 공격하는 범법자들로부터 전경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어행위로 보인다. 외국 같았으면 실탄 사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시민단체들은 테이저건 발사를 문제 삼으면서 극렬 노조의 인명살상 장비 사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2월 초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법원과 채권단이 제시한 대로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해도 회사의 회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 와 있다. 그런데도 구조조정을 거부하는 노조원 수백 명은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20만 명가량의 가족이 기대어 사는 회사를 파산으로 몰아가고 있다.

어제 여야 의원, 평택시장 및 노사 대표들이 대책회의를 열어 오늘 노사 양측 4명과 정계 4명 등 8명의 중재단이 참석하는 직접 대화를 갖기로 했지만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 노조가 먼저 공장 불법 점거를 푼 뒤 노사정이 실현가능한 대책을 찾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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