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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적자금 은행’의 위험투자 손실, 예보는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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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적자금 은행’의 위험투자 손실, 예보는 책임 없나

동아일보입력 2009-07-21 02:57수정 2009-09-2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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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대주주(73%)인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이 작년 4분기(10∼12월) 경영계획이행약정(MOU) 달성에 실패한 데 대해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을 징계할 방침이다.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금융파생상품 투자로 4000억 원의 손실을 낸 책임을 CEO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예보는 최초 투자인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현 KB금융지주 회장), 2007년 투자를 확대한 박해춘 전 은행장(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과 이종휘 전 리스크관리위원장(현 우리은행장) 순으로 책임이 크다고 본다.

국민 세금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 위험한 투자를 계속해 원본을 까먹었다면 책임을 추궁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최초 투자 시점의 CEO를 징계하는 방식은 금융시장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 최초 투자의 책임자가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투자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계속 관리할 권한이나 의무가 없다. 그 다음 경영진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직전(直前) CEO 핑계만 대면 면책(免責)되는 것은 아니다.

예보는 공적자금관리특별법 17조에 따라 공적자금을 받은 6개 금융기관에 대한 엄정한 사후관리를 통해 공적자금을 조속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회수할 책임이 있다. 예보는 2007년 4분기에 CDO 투자 등으로 4500억 원의 손실을 낸 우리은행 부행장 3명을 징계하도록 했다. 올해 초엔 작년 3분기(7∼9월) 실적이 MOU에 미달된 우리은행과 이 행장, 박 전 행장에게 주의조치를 내렸다. 중소기업도 비슷한 잘못이 되풀이되면 망조가 든다. 출자금 49조 원을 포함해 금융구조조정자금 112조 원을 집행하고 있는 예보는 원인을 찾아내 시정할 생각은 안 하고 비슷한 수준의 사후징계만 반복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위험투자를 철저하게 관리 감독할 필요가 있다. 위험한 투자라도 용케 성공해 돈을 벌면 문제 삼지 않고, 손실을 내면 징계하는 방식은 무원칙하다. 원칙을 바로 세워야 징계 때마다 ‘특정인을 겨냥한 징계’ 또는 ‘파벌 싸움’이라는 금융계의 소문이 사라질 것이다.

정부는 예보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보는 지분을 갖고 있는 은행을 잘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보유주식 매각을 서두르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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