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해발 700m에 자리 잡은 알펜시아 리조트가 사업 시작 5년여 만에 21일 부분 개장한다. 강원도개발공사가 사업비 1조5000억 원을 쏟아 부은 알펜시아는 서울 여의도 공원 면적의 22배(491만 m²·약 148만 평)나 되는 큰 규모와 시설을 자랑한다. 그러나 분양 부진에 따른 공사비 확보 차질로 설계 변경, 일정 연기 등을 겪으면서 당초 표방했던 ‘세계 최고 수준의 리조트’라는 위상은 시작부터 흔들리게 됐다.
○ 20억 원 넘는 골프빌리지
이번에 개장하는 시설은 27홀 멤버십 골프장인 알펜시아CC 가운데 18홀과 대중골프장(18홀), 고급빌라 트룬에스테이트(총 268채) 50채, 콘도(총 551실) 343실, 생태학습원 등이다. 190만 m²(약 57만 평) 규모의 평지형 코스인 알펜시아CC는 세계적 골프코스 설계자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직접 설계했다.
이 골프장 내 빌라 트룬에스테이트는 채당 분양가가 20억 원 이상으로 골프 코스를 정원처럼 조망할 수 있는 ‘골프코스홈’으로 만들어졌다. 두 시설은 미국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골프 전문 운영회사 트룬골프가 위탁 운영한다.
○ 15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기대
부분 개장에 이어 올 12월에는 특1급 호텔 인터컨티넨탈 리조트(238실)와 스키장, 동계올림픽 경기장 시설이 개장되고 내년 트룬에스테이트 92채, 특2급 호텔 홀리데이 인 리조트(214실), 콘서트홀, 워터파크 등이 문을 연다. 2011년 이후 트룬에스테이트 잔여분이 완공되면 알펜시아 리조트는 완전한 위용을 갖추게 된다.
콘서트홀에서는 매년 7, 8월 거장들의 연주로 꾸며지는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열릴 예정이다. 스키점프대,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시설은 동계올림픽 등 국제대회 경기장으로 활용된다. 리조트가 완전 개장되면 1500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관광객 유치 등으로 약 2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 분양률 높이기 위해 안간힘
강원도개발공사는 분양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트룬에스테이트 분양권과 특1급 호텔 회원권을 올해 구입한 사람에 한해 5년 뒤 원금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 특1급 호텔에 12분의 1계좌를 신설해 최소 입회금액을 5700만 원대에서 2800만 원대로 낮췄다.
강원도개발공사 박제영 홍보팀장은 “분양실적이 조금씩 나아지는 상황에서 부분 개장돼 고급 빌라 및 호텔 분양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움을 주고 글로벌 정통 리조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