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들어 장관내정자 3명 ‘낙마’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땅을 사랑할뿐” “재산 30억은 양반” 해명 제각각

14일 사의를 표명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처럼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인사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중도에 낙마한 고위공직자들이 여럿 있다.

현 정부 조각(組閣) 멤버 가운데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 등 세 명의 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물러났다. 부동산 과다 보유와 투기 의혹을 받던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는 정부 출범 전날인 지난해 2월 24일 사퇴했다. 이어 부인과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와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남 내정자와 부동산투기 의혹에 휩쓸린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도 정부 출범 이틀 뒤 사퇴했다.

당시 당사자들이 의혹에 대해 내놓은 해명은 오히려 사퇴 여론을 부추겼다. 남 내정자는 “부부가 교수를 25년 했는데 재산 30억 원은 다른 사람에 비해 양반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서초동 오피스텔은 내가 유방암이 아니라는 검사결과가 나오자 남편이 기념으로 사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박 내정자는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와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초기 내각에 ‘강부자(강남 땅부자) 내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이때였다. 숙명여대 교수 출신의 박미석 대통령사회정책수석비서관은 인사검증 과정에서 논문 표절 건이 문제가 됐지만 버티다가 농지법 위반 문제가 다시 불거진 지난해 4월 27일 결국 물러났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2005년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시절 사외이사 겸직 논란 등에 휘말려 취임 사흘 만에 낙마했다. 이 때문에 그를 천거한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 관계자들이 일괄 사표를 냈고 노 전 대통령은 박정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정찬용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사례는 2002년 7월 장상, 같은 해 8월 장대환 전 국무총리 서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장상 전 총리 서리는 2002년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에 지명됐으나 인사청문회에서 위장 전입 문제가 불거지는 바람에 국회 본회의에서 후보동의안이 부결됐다. 장대환 전 총리 서리는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한 사실이 드러나 후보동의안이 부결됐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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