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던질 2009 새 화두는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1998년 “할수 있다” 2000년 “프런티어” 2006년 “해피 투게더”
새 그룹 광고 하반기 선보여
위기극복 의지-희망 담을듯

삼성그룹이 하반기(7∼12월)에 경제위기 극복 의지 등을 담은 그룹 광고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임원은 14일 “새로운 그룹광고 캠페인 준비 작업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꿈, 희망, 강한 의지 등이 광고의 주요 키워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광고는 1월 신설된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의 사실상 첫 작품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광고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달 중순 열리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관련 재판 이후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의 그룹광고 캠페인은 늘 한국 경제계에서 큰 화제가 돼 왔다. 삼성의 발전상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의 ‘할 수 있다는 믿음’ 광고이다. 당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 사진이 신문 광고란에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삼성은 이 광고에서 “박세리 선수가 보여준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모두가 힘을 모으면 IMF 위기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음을 우리 국민은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삼성은 경제난국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담았다.

그룹광고 제작을 담당해 온 제일기획의 한 관계자는 “광고 캠페인에서는 삼성이 ‘앞으로 어떤 기업이 되겠다. 어떻게 도약하겠다’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해 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1993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신(新)경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선보인 ‘인재와 함께 세계로 도약하는 기업’의 상징적 신문광고 문구는 “18만 삼성인이 변하고 있습니다”였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기업 체질을 대대적으로 혁신했던 삼성은 곧바로 ‘프런티어(개척자) 정신’을 들고 나왔다. 1999, 2000년 ‘밀레니엄 프런티어’, 2001년 ‘디지털 프런티어’, 2002년 ‘우리의 대표 브랜드’ 등은 새로운 비전과 첨단기술 개발로 21세기의 한국 대표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삼성 측은 밝혔다.

삼성 관계자들은 “삼성 특검과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더 뛰겠습니다’ 캠페인은 세계 각지의 오지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삼성 임직원의 모습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일부 광고 캠페인은 ‘삼성이 한국 사회와 경제를 이끌겠다’는 의미로 비치면서 사회 일각에서 예상치 못한 거부감이 표출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앞으론 더욱 낮은 자세로 사회와 소통하는 내용이 광고에 담길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나온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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