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女축구 하계U대회 日꺾고 정상에… ‘젊은 소수정예’가 일냈다

  • 입력 2009년 7월 13일 03시 00분


“세계를 제패하고 돌아왔습니다!”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했다. 한국은 11일 결승에서 일본을 4-1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인천=연합뉴스
“세계를 제패하고 돌아왔습니다!”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했다. 한국은 11일 결승에서 일본을 4-1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인천=연합뉴스
소수 정예의 힘은 강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제25회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그렇다.

○ 日등록선수 4만명… 한국의 30배

한국 여자 축구는 등록 선수가 1362명(4월 현재)밖에 안 된다. 등록 팀은 66개(초등학교 20개, 중학교 18개, 고등학교 16개, 대학교 6개, 실업 6개)에 불과하다. 그런 한국이 유니버시아드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11일 결승에서 일본을 4-1로 완파했다. 일본은 등록 선수만 4만 명인 아시아의 맹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로 한국(21위)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한국은 예선에선 등록 선수 60만 명에 FIFA 랭킹 3위인 독일을 4-0으로 꺾었다.

한국 여자 축구가 열악한 환경을 딛고 세계 정상에 선 것은 훌륭한 지도자와 그를 따른 선수가 하나가 된 결과다. 대한축구협회는 2007년 안익수 감독(44)을 선임한 뒤 2011년 독일 월드컵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대비해 젊은 선수 위주로 A대표팀을 꾸렸다. 유니버시아드 대표 18명 중 8명이 A대표팀 멤버다. 2001년 베이징 유니버시아드 동메달을 넘기 위해 젊은 대표팀으로 변신한 것이다. 협회는 지난해 10월 A대표팀에게 3주간 미국 전지훈련을 지원했다.

○ 美전훈서 자신감 큰 도움

대표팀은 세계 최강 미국과 세 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등 각종 평가전을 거치며 경기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안 감독은 “당시 미국과 1무 2패를 했는데 비길 때는 거의 이긴 경기였다. 그때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스포츠과학에 근거해 체계적으로 훈련을 지시했다. 연습할 때는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선수들을 혹독하게 다뤘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큰오빠 같은 너그러움으로 선수들을 감쌌다. 조영증 협회 기술국장은 “역대 어느 대표보다 선수들이 밝고 명랑했다. 그만큼 감독이 분위기를 잘 유도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안 감독은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의 다음 목표는 2011년 독일 여자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남자 대표팀이 이룬 4강 신화 같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다. 유니버시아드 우승을 거둔 축구 낭자들의 잔치는 계속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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