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해변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3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부산 수영구 공무원들이 해파리의 천적으로 알려진 말쥐치 8만9000마리를 방류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3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부산 수영구 공무원들이 해파리의 천적으로 알려진 말쥐치 8만9000마리를 방류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상 조류-해파리 출몰 대비… 부산해수욕장 방지작업 한창

올여름 부산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먼바다 쪽으로 조류가 갑자기 되돌아가는 현상인 이안류(離岸流·역조)와 독성 해파리를 조심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이안류와 해파리 때문에 해마다 100여 명이 휩쓸려가거나 병원 치료를 받기 때문이다.

이안류는 부산 해수욕장 바닥에 있는 큰 구덩이에 조류가 빨려 들어가 회전하면서 해안 쪽 바닷물까지 끌고 와 초속 2m의 역파도를 만든다. 동해와 남해가 접하는 부산 바다의 특수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사흘간 18명이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에서 이안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다가 119 수상구조대에 구조됐다. 지난해에도 150여 명, 2007년에는 피서객 120여 명이 대형 이안류에 한꺼번에 쓸려가는 등 해마다 부산 해수욕장 물놀이 사고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에 모래 1598t을 뿌려 이안류 구덩이를 메우기도 했다. 부산시소방본부는 “이안류 자체는 막을 수 없어 해저 굴곡지점을 첨단장비로 파악해 구조활동에 참고하고 있다”며 “이안류에 휩쓸리면 당황하지 말고 해변을 향해 45도 각도로 수영을 하면 된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출몰이 잦은 독성 해파리도 경계의 대상이다. 지난해 부산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쏘인 피서객이 100여 명에 이르는 등 해마다 100∼200명씩 해파리 때문에 치료를 받고 있다. 주로 커튼원양해파리와 노무라입깃해파리 등 독성이 있는 것들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2년간 해파리에 쏘인 피해자 상처를 분석한 결과 두 개체 이외에 심한 통증과 붉은 점을 유발하는 신종 독성 해파리가 등장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광안리해수욕장 관할인 수영구는 3일 광안리 앞바다에서 독성 해파리의 천적으로 알려진 말쥐치 치어 8만9000마리를 방류했다.

해운대구도 10일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 앞바다에 말쥐치 치어 28만 마리를 방류할 예정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장수정 박사는 “독성 해파리는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경남 통영에서 경북 포항으로 흐르는 동중국해 해류를 타고 예년보다 빠른 이달 중순 부산 연근해에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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