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선수촌 한밤중 화재 ‘아찔’

  • 입력 2009년 7월 6일 08시 41분


한국선수 전원 대피…인명 피해 없어, 일부는 호흡 곤란 “경기 전 컨디션 뚝↓”

제25회 베오그라드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4일(현지시각) 오후11시40분 쯤. 선수촌 내 한국 선수단이 묵는 건물 6층에서 배전반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일어났다. 배전반은 완전히 연소됐고, 순식간에 연기는 7,8,9층까지 퍼졌다. 6층에는 축구, 태권도, 양궁. 7층에는 수영, 유도 선수들이 취침 중이었다.

신속한 대처로 2-9층에 있던 248명 한국선수단 전원은 건물에서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태권도 선수 2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해 선수촌내 응급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자선수단은 선수촌 내 다른 건물에, 남자선수단은 인근 대학 기숙사에 임시 수용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수영·태권도·체조 등 5일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잠을 설친 것이 문제였다. 최근 좋은 페이스를 보이던 수영대표팀 성민(27·서울시청)은 남자배영100m에서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배형근(35) 코치는 “성민이도 연기를 좀 마셨다”며 아쉬워했다. 접영50m에서 한국기록(24초23)을 세운 정두희(25·서울시청)는 “3시간도 못 잤다”고 했다.

이에 앞서 한국선수단의 남자축구선수가 신종 플루 감염자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조직위는 호주선수 1명이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극도로 예민한 상황.

하지만 38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던 이 선수는 3일 간의 휴식기를 통해 안정을 찾았고, 단순 감기로 판명돼 5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국선수단 남상남(한양대교수) 부단장은 “일단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선수단 분위기를 잘 추스르겠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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