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0m 70도 경사… 주민들 ‘자살바위’로 불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24일 02시 54분



■ 봉화산 부엉이바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한 장소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뒷산인 봉화산. 해발 140m밖에 안 되는 낮은 산이다. 사저에서는 직선거리로 200m가량 떨어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6시 40분경 봉화산 정상인 사자바위가 아니라 해발 100m 지점인 ‘부엉이바위’ 절벽에서 투신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이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밝혔다. 부엉이바위는 바위 위에 서면 발밑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30m가량 펼쳐져 있고 기울기는 70도 이상이다.

주민들은 오래전 이 바위에 부엉이가 많이 앉아 있었다고 해서 ‘부엉이바위’로 부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등산객이 많지 않은 이날 새벽 봉화산 등산로를 통해 이 바위에 올랐다. 진영읍의 한 주민은 “예전에도 읍민 한 명이 이곳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기억된다”며 “워낙 경사가 심해 등산코스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자살바위’로도 불린다.
경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이 절벽에서 추락한 뒤 중간 바위에서 한 차례 충격을 더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바닥에는 흙과 나무가 심어져 있어 혈흔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사저 정원에서는 부엉이바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바라보인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로 답답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끔 정원을 산책할 때 이곳을 자주 바라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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