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선택기준은 안정성” 한국 57%로 1위

  • 입력 2007년 8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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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세계 30여 개 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 결과 앞으로 10년간 이뤄야 할 국가 목표가 주로 경제 문제의 해결에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은 다른 국가의 국민에 비해 입법 사법 행정부보다 대기업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 경제성장’과 ‘경제안정’이 가장 중요=‘고도 경제성장’ ‘국방 강화’ ‘직장과 사회에서의 참여 증대’ ‘도시와 농촌의 환경을 아름답게 하는 일’에 대해 34개 국가의 국민 중 29개 국가의 국민이 ‘고도 경제성장’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한국인 중 ‘고도 경제성장’을 선택한 비율은 57.9%로 34개국 평균(60.4%)과 비슷했다. ‘고도 경제성장’을 가장 많이 꼽은 국가는 인도네시아(82.4%)였고, 불가리아(80.0%) 루마니아(77.0%) 우크라이나(75.8%) 등이 뒤를 이었다.

또 34개 국가 중 33개 국가에서 ‘경제안정’ ‘인간적인 사회로의 발전’ ‘돈보다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사회로의 발전’ ‘범죄 소탕’ 중 ‘경제안정’을 중요한 국가 목표로 선택했다.

한국인 중에선 75.0%가 ‘경제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같은 응답을 한 인도네시아(84.8%) 베트남(77.0%)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유일하게 프랑스에서만 ‘경제안정’(25.7%)보다 ‘인간적인 사회로의 발전’(36.2%)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한국인의 50.1%는 ‘물가안정’ ‘사회질서 유지’ ‘정부 정책결정에 대한 국민 참여 확대’ ‘언론자유 확대’ 중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했다.

1995∼1998년 조사에서 ‘물가안정’을 1순위로 꼽은 한국인의 비율은 30.0%로 조사 대상 25개 국가의 국민 중 5위였다.

또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다수(56.9%)는 ‘좋은 보수’ ‘직업의 안정성’ ‘좋은 동료’ ‘성취감’ 중 ‘직업의 안정성’을 선택했다. 조사 대상 34개 국가의 국민 중 1위였다. 2, 3위는 각각 베트남(55.8%)과 독일(53.2%)이었다.

이에 대해 조사 결과 분석에 참여한 연세대 진영재 교수는 “한국인이 안정된 경제를 추구하는 또 다른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귀댁의 경제 상태에 얼마나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중 ‘대단히 불만족’을 1점, ‘매우 만족’을 10점이라고 했을 때 한국인은 평균 5.56점을 줬다. 이는 조사 대상 35개 국가의 국민 중 21위였다. 이보다 낮은 순위의 국가는 폴란드 세르비아 루마니아 이라크 러시아 불가리아 등이었다.

▽입법 사법 행정부보다 대기업을 더 신뢰=한국인 중 정부에 대해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0.5%,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43.9%였다. ‘약간 신뢰한다’와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사람은 각각 43.1%, 2.6%였다.

이 4가지 응답에 대해 순서대로 각각 0점, 33점, 66점, 100점을 가중치로 부여해 점수로 환산했을 경우 한국인 응답의 점수는 45.49점이었다. 37개 국가의 국민 중 11위.

또 사법부에 대한 한국인의 ‘신뢰’ 비율은 50.8%, ‘불신’ 비율은 49.2%였다. 이를 점수로 환산하면 47.69점으로 34개 국가의 국민 중 15위였다. 의회에 대한 한국인의 ‘불신’ 비율은 73.9%로 상당히 높았다. 신뢰도를 점수로 환산할 경우 34.40점으로 순위는 35개 국가의 국민 중 18위. 미국인은 16위(35.51점), 일본인은 21위(34.02점)였다.

한국인 중 대기업을 ‘신뢰’하는 비율은 50.2%였다. 10년 전 34.6%에서 15.6%포인트나 올랐다. 점수로 환산하면 48.37점으로 36개 국가의 국민 중 5위.

대기업에 대한 베트남과 브라질 말레이시아 과테말라의 신뢰도 점수가 한국보다 높았다. 반면 스웨덴 핀란드 프랑스 영국 미국인 등 서구 선진국 국민 대부분의 대기업 신뢰도 점수는 한국보다 낮았다.

한국인의 이웃에 대한 ‘신뢰’ 비율은 72.2%로 점수(59.40점)로 환산해 비교하면 33개 국가의 국민 중 20위였다. 이웃에 대한 신뢰도 점수가 가장 높은 것은 스웨덴이었고 핀란드 베트남 프랑스 뉴질랜드 순으로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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