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기둥뿌리가 뽑히다

  • 입력 2007년 8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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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백 한 점을 따낸 흑 81은 고정관념이 빚어낸 패착이었다. 흑은 단수된 돌을 잡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참고도 흑 1로 잇는 수를 떠올려야 덫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참고도라면 백도 2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흑 3, 5를 선수하고 7로 우변에 손을 돌리면 흑이 우세했다.

김지석 4단이 고정관념의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백 94까지 당연하면서도 흑의 실수를 응징하는 수순. 구불구불 기어 나온 백 모양이 사납긴 하지만 흑은 우변과 좌변을 동시에 돌봐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중앙에서 하변으로 흘러나온 흑 대마를 안정시키려면 102의 곳에 둬 백 한 점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백이 우변 흑 한 점을 잡으면 잔뜩 보태준 꼴이 된다.

25분여간 장고하던 안영길 5단은 결단을 내린다. 우변 흑 한 점을 살려야 뒷날을 도모할 수 있다. 이걸 살린 뒤 나머지는 백의 처분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백의 즉결심판에 흑은 허무하게 무너진다. 백 102로 나오는 순간 흑 석 점(83, 87, 91)은 갈 곳이 없다. 백 108로 흑 모양의 기둥뿌리인 석 점을 때려내는 순간 승부도 결정됐다. 84…○.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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