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그곳엔 지금 미술이 물결친다

  • 입력 2007년 8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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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의 미술 열기가 뜨겁다.

올여름 들어 이곳에 대형 전시 및 경매 공간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해운대 바닷가와 달맞이길의 입지 조건이 미술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부산의 간판 화랑인 조현화랑은 6월 해운대 달맞이길로 자리를 옮겨 새로 문을 열었다. 7월엔 서울의 가나아트가 해운대 해수욕장에 있는 노보텔앰배서더 부산 호텔에 가나아트 부산을 개관했고, 전시 및 경매 전문 화랑인 코리아아트갤러리는 달맞이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달 11일엔 신개념의 전시 및 유통 공간을 추구하는 아르바자르가 해운대 신도시에 문을 열었다. 현재 해운대 지역의 화랑만 17곳이고 서너 곳의 갤러리가 달맞이길에 개관을 준비 중이다. 부산의 갤러리뿐만 아니라 서울의 김영섭 사진화랑이 해운대에서 사진전을 여는 등 해운대에 대한 미술계의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관람 및 구매 열기도 높다. 가나아트 부산은 개관 기념으로 인기 작가 사석원 씨의 개인전을 열어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10일 시작된 배병우 씨의 사진전에도 구입 문의가 그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작가 필리프 코네 씨의 작품을 전시 중인 조현화랑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나아트 부산의 허지영 아트매니저는 “올여름 전시를 통해 미술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갈증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미술계는 매우 고양된 분위기다. 최장호 갤러리의 최장호 대표는 “올해 초부터 해운대의 미술 분위기가 활성화됐고 여름에 접어들면서 부산의 잠재적 컬렉터들이 수면 위로 노출되고 있다”며 “미술 열기를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려면 투자 가치가 높은 작가, 즉 장래성이 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많이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년 동안 중단했던 경매를 9월 재개하는 코리아아트갤러리는 유명 작가의 값비싼 작품보다 장래성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 소개할 예정이다.

새로 개관한 아르바자르도 부산 지역 미술 열기의 대중화를 위해 새로운 개념의 미술 공간을 선언하고 나섰다. 아르바자르는 전시 및 상담 공간, 카페 및 대중 강연장, 아트 북 코너, 액자 코너를 함께 갖추어 관람객과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생각이다. 몇십만 원짜리 작품부터 몇억 원대의 작품까지, 현대미술과 고미술 작품을 함께 전시해 누구나 취향과 구매력 수준에 맞게 작품을 구입할 기회를 만들겠다는 것.

한편, 해운대의 화랑들은 서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조현화랑은 9월 강남구 청담동에 서울지점을 개관하기로 했고 아르바자르는 9월 서울에서 미술 전문지 창간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해운대의 미술 열풍이 빠른 속도로 북상(北上)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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