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공수 역전

  • 입력 2007년 8월 10일 03시 06분


코멘트
반상은 두 기사가 주먹을 그러쥐고 링 위에 마주선 것 같은 분위기다. 판정(계가)까지 가기 전에 어느 한쪽이 쓰러져야 경기가 끝날 것 같다.

겉모습으론 백의 몸놀림이 가벼워 보인다. 흑은 양쪽 말을 모두 수습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흑 35로 급한 불부터 끄고 보는데 백은 40으로 끊어 흑을 조금씩 코너로 몰아붙인다. 흑도 계속 휘둘려 다닐 수만은 없어 흑 45로 반발해보지만 백 46, 48로 꾹꾹 눌러가자 고분고분 참을 수밖에 없다.

김지석 4단은 기세를 몰아 백 52로 흑에게 한 번 더 굴복하라는 제스처를 쓴다.

그러나 순간 안영길 5단의 눈매가 번득인다. 백 52에 대해 응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낀 것. 숨쉴 틈 없이 몰아치던 백이 잠시 딴 짓을 한 셈이다. 흑이 손을 빼고 55로 공격에 나서자 백이 거꾸로 코너에 몰렸다. 흑 55 이전에 53을 둔 것도 용의주도하다. 흑 53을 생략하면 ‘가’로 단수치고 ‘나’로 이을 때 ‘다’에 끼우는 수단이 성립한다. 백 52로는 참고도처럼 백 한 점(36)을 살려야 했다. 순식간에 공수가 뒤바뀌며 흑이 흐름을 거머쥐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