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 감독, 올림픽 축구 대표팀 새 사령탑 맡는다

  • 입력 2007년 8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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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사퇴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 대행으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04년 6월 당시 박성화 감독이 훈련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전임 감독 자리를 차지했다는 비난을 듣기 싫다”며 2개월 만에 감독 대행직을 반납한 그가 올림픽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한국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을 떨쳤던 그가 또 한 번 외국인 감독 중도 사퇴의 풍파를 겪고 있는 한국 축구를 구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중도 사퇴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 대행으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04년 6월 당시 박성화 감독이 훈련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전임 감독 자리를 차지했다는 비난을 듣기 싫다”며 2개월 만에 감독 대행직을 반납한 그가 올림픽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한국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을 떨쳤던 그가 또 한 번 외국인 감독 중도 사퇴의 풍파를 겪고 있는 한국 축구를 구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림픽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성화 감독이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성화 감독이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핌 베어벡 전임 감독이 남겨 놓은 포백 수비에 대한 일관성은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격력 강화가 숙제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수비 안정을 강조해 온 박성화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박 신임 감독은 홍명보 코치를 수석 코치로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림픽팀은 박성화 감독-홍명보 코치 체제로 22일부터 열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을 치르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박 감독의 선임 이유에 대해 “2003년과 2005년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아 현재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홍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하자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 그러나 홍 코치가 아시안컵 일본전에서 퇴장을 당한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퇴장에 따른 징계 때문에 홍 코치가 남은 중요한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지휘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소식을 마지막 결정 직전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받았다. 그래서 홍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선임된 이유 중 하나는 박 감독이 그동안 스리백, 포백 등 다양한 수비 이론을 전개해 왔고 현대 축구의 흐름 중 하나인 포백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 베어벡 감독은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맡으면서 포백 수비를 도입해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협회는 이 점에서 박 감독이 베어벡 감독이 조련해 온 전술을 효과적으로 계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평소 수비 지향적이라고 지적받아 온 박 감독이 자신의 전술에서 공격적인 색깔을 어떻게 보강하느냐가 숙제로 남아 있다. 베어벡 감독도 전술 운영에서 수비는 좋지만 공격이 단순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수비 안정을 강조하지만 수비 중심으로 가지는 않겠다. 수비 안정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면도 추구하겠다”며 “기존 올림픽대표팀이 측면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면이 있었다.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 미드필더의 활용을 통한 중앙 공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올림픽대표팀 중 5명 이상이 새로운 팀 컬러에 맞게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눈여겨봐 온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서 선수를 충원할 계획을 세웠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박성화 감독은…

▽출생=1955년 5월 7일 경남 울주군

▽출신교=동래고-고려대

▽대표 선수 경력=청소년대표(1974년), 국가대표(1975∼84년), A매치 88경기 25골

▽프로 선수 경력=할렐루야(1983∼85년), 포철 아톰스(1986∼87년), 1983년 프로축구 원년 최우수 선수, 통산 82경기 9골

▽지도자 경력=포철공고 감독(1988∼89년), 울산 현대 코치(1989∼91년), 부천 유공 코치(1992년), 부천 유공 감독(1993∼94년), 포항 스틸러스 감독(1996∼2000년), 청소년(19세 이하,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2001∼2005년), 국가대표팀 코치(2003∼2004년), 국가대표팀 감독 대행(2004년 4∼6월)

▼“20세 이하 대거 수혈… 공격축구 부활”▼

―소감은….

“우선 한국 축구 발전에서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감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맡은 지 17일 만에 물러나게 된 것을 두고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구단과 부산 팬들께 백배사죄한다.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지도자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자리지만 부산 감독을 맡은 지 얼마 안 돼 내가 갈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홍명보 코치 문제(아시아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 가능성)도 있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계속 거절할 수는 없었다.”

―2005년 청소년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뒤 2년간 야인 생활을 하다 돌아왔는데….

“2년간 국내 프로축구 경기도 많이 봤고 해외에서 선진 축구도 많이 보며 연구했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대표팀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최근 캐나다 청소년월드컵에 출전했던 20세 이하 대표팀이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그 선수들 중 적어도 5명을 합류시켜 기존 대표팀과 조화를 이루게 할 계획이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해 보겠다. 올림픽 최종 예선을 좋은 성적으로 통과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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