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문제 팔짱낀 中에 韓-美 ‘부글부글’

  • 입력 2007년 5월 2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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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 등 6자회담 2·13합의 이행의 조건으로 내세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동결 자금 처리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국제금융시스템을 통해 이 돈을 돌려받으려 하는 데 대해 ‘나 몰라라’ 하는 중국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22, 23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미-중 경제전략대화에서 북한의 불법 금융 거래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스탠리 아우 BDA은행 회장 등의 퇴진을 통한 이 은행의 청산이나 인수합병(M&A) 추진을 중국 측에 요청했다.

와코비아은행 등 미국 금융기관을 통한 BDA은행 북한 자금의 송금 중개가 미 국내법 때문에 난항을 겪자 중국 측에 협조를 구한 것. 미국은 BDA은행의 청산이나 M&A 절차가 오래 걸리더라도 이를 착수하는 시점에 아우 회장의 퇴진이 이뤄진다면 BDA은행을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한 조치를 완화 또는 해제할 명분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BDA은행 북한 자금의 송금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묵묵부답’이다.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한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 6자회담의 의장국이면서도 마카오를 포함해 중국 금융계에 부담이 갈까 봐 BDA은행의 불법 행위를 감싸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 내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3월 북한이 BDA은행의 자금을 중국은행 북한 계좌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을 때도 중국은행의 신용도 하락을 우려해 난색을 표명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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