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故 송인득 아나 술·담배 그렇게 말렸건만…”

  • 입력 2007년 5월 23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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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까운 친구 한 명을 잃었습니다.”

허구연 야구해설위원이 23일 간경화에 따른 위 정맥류 출혈로 별세한 송인득(48) 아나운서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허구연 위원은 송 아나운서와 오랜 기간 야구 중계로 호흡을 맞춰온 사이. 고인이 입사 후 처음 야구 캐스터를 맡았을 때도 허 위원이 옆에 있었다.

22일 밤부터 송 아나운서의 임종을 지켜보느라 밤 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는 허 위원은 스포츠동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며 탄식했다. 과거 송 아나운서와 있었던 방송 에피소드를 얘기하던 중에는 다소 울먹이기도 했다.

허구연 위원은 고인에 대해 “좋은 스포츠 아나운서라면 목소리, 열정, 전문성, 그리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 송인득 아나운서는 이 네 가지를 모두 갖고 있는 보기 드문 사람이었다. 주 종목이었던 야구 외에도 마라톤, 양궁까지 중계했을 정도로 센스가 뛰어났다”고 평했다.

아울러 허구연 위원은 송 아나운서가 방송 전 철저한 준비로 유명했다며 “경기 노트와 기록지를 정말 옆에 사람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깨알같이 적었고 이를 다음번 방송에서도 활용했다”고 회상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탓에 MBC 아나운서실 고인의 책상 위에는 아직도 그가 정리한 경기 노트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허구연 위원에 따르면 송 아나운서는 유난히 술, 담배를 즐겼다고 한다. 방송 중간에도 담배를 피며 긴장을 풀었을 정도. 한때 고인과 자주 술자리를 가졌던 허 위원은 그의 건강을 염려해 최근에는 술 대신 식사만 했다고 밝혔다.

“술, 담배를 많이 해서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렸건만….” 인터뷰 말미에 허 위원은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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