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군요]지적도상 토지의 경계, 왜 실제와 달라요

  • 입력 2007년 5월 12일 03시 01분


코멘트
사람에게 호적(戶籍)이 있듯이 땅에는 지적(地籍)이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지적도상 토지의 경계가 실제와 다른 ‘지적 불부합지’가 많아 이웃 간에 소송이 끊이지 않는 등 막대한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한 예로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일대 1만8896m²는 1968년부터 주민들 사이에 땅의 경계를 둘러싼 분쟁이 일어나 한동안 토지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대한지적공사에 따르면 현재 지적 불부합지는 138만여 필지로 국내 전체 필지의 3.8%에 이른다.

더욱이 새로 측량할 때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지적 불부합지가 많은 것은 현행 지적도가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에 만들어져 오랜 세월 동안 훼손됐기 때문이다.

또 6·25전쟁을 거치면서 폭격 등으로 측량기준점의 78%가 사라졌고 복구가 부실하게 이뤄진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국가기준점도 일본 도쿄(東京)가 원점으로 돼 있어서 지적도상 울릉도의 위치는 실제와 365m나 차이난다.

그런데도 일제가 세금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지적도는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효력을 발휘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 분쟁을 낳고 있다. 마침 지적공사는 21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007 지적 혁신 엑스포’(www.cies2007.or.kr)를 열고 현행 지적제도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한다.

한반도가 다시 그려지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