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종 고려대 이사장 “재단이 총장 지명할 것”

  • 입력 2007년 5월 8일 03시 05분


코멘트
고려대 재단인 고려중앙학원의 현승종 이사장(사진)이 총장 간선제를 폐지하고 재단 지명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7일 고려대에 따르면 현 이사장은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5일 열린 ‘고대인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이필상 전 총장의 논문 표절사건은 총장 선출에 있어 재단 임명권의 정착이 필요함을 보여 준 사건이다”며 “내 직위를 걸고서라도 총장의 재단 지명제를 꼭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현 이사장은 7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사립학교법상 대학 총장은 재단 이사장이 임명할 수 있다”며 “그동안 총장 직선제와 간선제를 모두 실험해 봤지만 여러 가지 폐단이 드러난 만큼 재단이 총장 임명 권한을 회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같은 생각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본인이 생각하는 재단 지명제에 대해 “우선 재단이 총장 후보자를 공모한 뒤 적격자라고 생각하는 후보를 재단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가 한 명을 총장으로 선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재단 지명제의 전제조건으로 “재단이 내세운 후보는 교수대표가 참석하는 공청회에서 적격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려대의 총장 선출 방식은 교수의회가 총장 후보들을 추천하면 재단 이사회는 이들 가운데서만 총장을 뽑을 수 있다.

고려대의 총장 선출 방식은 1980년대 후반까지 재단 지명제였지만 이후 교수협의회(현 교수의회)가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의 직선제로 변경됐고 2002년 12월 현재의 간선제로 바뀌었다.

현 이사장은 지난달 총장 선출 방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교수 2명, 교우회 인사 2명, 재단 인사 2명 등 6명으로 구성된 임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에게 임시위원회에 참석할 교수들을 추천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교수의회 김민환(언론학) 의장은 “재단이나 학교 측에서 공식적인 의견을 전달받은 적이 아직 없다”며 “16일 교수의회 차원에서 난상토론을 벌인 뒤 의견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