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규모 다단계업체 적발

  • 입력 2007년 5월 4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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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가격 이상의 물품을 구입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시켜 주고 포인트만큼 수당을 지급하는 제이유그룹 식의 '공유 마케팅'으로 1조원이 넘는 돈을 끌어들인 불법 다단계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4일 고액의 수당을 주겠다며 투자자를 속여 돈을 모으고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불법 다단계 업체 D사 회장 장모(39) 씨 등 1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회사 지역센터장인 손모(54·여) 씨 등 4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 회사 고문으로 위촉됐던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이모 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 등은 2005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건강제품 보석 의류 등의 물품을 구입하면 원금의 174%를 수당으로 돌려주겠다며 3만6000여 명의 회원으로부터 약 1조8000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이들은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회사 임원급 이상 관계자 100여 명은 지금까지 수 백억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이 업체는 목초수액시트, 사파이어, 반신 온열기, 돌침대, 맞춤정장, 밍크코트 등의 가격을 100만~1억 원 대로 정해 놓고 회원들이 143만 원 정도 물품을 구입할 때마다 포인트로 1점을 적립시켜주고 1점당 25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회원들에게 판매한 제품들의 원가는 판매 가격의 5~9% 정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D사는 사업자 설명회에서 "2005년 6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초청 세계경제인만찬에 참석할 정도로 유명하고 안정적인 회사"라며 부시 대통령과 장 씨가 함께 찍은 사진을 참석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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