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꽃으로 피어난 여인의 향기… 화가 임직순 10주기展

  •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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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사방이 환하다. 여기저기서 활짝 핀 꽃들과 젊은 여인들이 은은한 향기를 내뿜으며 앞 다퉈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듯하다.

13∼30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와 두가헌 갤러리에서 열리는 ‘꽃과 여인과 태양의 작가 임직순 10주기’전에서는 생명의 약동과 환희가 느껴진다. 1950년대 작품부터 90년대 작품에 이르기까지 100여 점의 유화, 50여 점의 드로잉과 수채화를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화가 임직순(1921∼96)은 평생 꽃과 젊은 여인을 즐겨 그렸다.

갤러리 현대 지하 1층에는 두 눈을 다소곳이 내리깔거나 턱에 손을 받치고 앉은 여인들의 좌상이 즐비하고, 2층에선 흐드러진 꽃 잔치가 한창이다.

작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여자에 끌리고 꽃에 끌리는 것은 외모의 아름다움에 가린 보이지 않는 생명의 힘에 끌리기 때문이다.”

어떤 소재를 그렸든, 강렬한 색채와 생동하는 붓질의 어우러짐이 돋보인다.

미술평론가 오광수 씨는 “임직순의 경우 색채화가란 수식이 가장 걸맞다”며 “우리 미술에 이만큼 색채의 생명률을 자유자재로 구현해 낸 작가도 많지 않다”고 평했다.

1921년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안보리에서 태어난 임직순은 일본미술대에서 수학했다. 귀국해서는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심사위원을 지내는 등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고 1961년부터 14년간 조선대 미술과 교수로 후진을 길러냈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내 소장자들뿐 아니라 임 화백의 그림을 아꼈던 일본의 나카가와(中川忍一)씨 가족이 소장한 작품들을 기꺼이 내주었다. 02-734-6111∼3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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