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명지대 바둑학과 3학년으로 편입한 크리스토프 말라바시(34) 씨. 대학 시절부터 취미로 바둑을 둬 온 말라바시 씨는 아마추어 바둑 2단 정도의 실력이다.
그가 쉬는 시간에 즐기는 게임의 하나로 생각했던 바둑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결심한 것은 지난해 5월 한국 여행에서 만난 명지대 바둑학과 학생과 바둑을 두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두 달간 명지대 기숙사에서 지내며 학생들과 바둑경기를 즐겼다. 바둑경기를 위해 한국어도 익혔다.
독신인 말라바시 씨는 부모를 설득하고 직장을 그만둔 뒤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명지대 학생들이 매년 유럽바둑연합이 개최하는 ‘유럽바둑대회(European Go Congress)’에 참가하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실력을 직접 확인한 뒤 학생들과 함께 공부해 고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말라바시 씨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기사는 윤영선 4단. 그는 한국에서 바둑을 배우며 이세돌 9단의 과감한 기풍도 익힐 생각이다.
그는 “바둑을 위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으니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할 때까지 오직 바둑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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