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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니컬러스]인터넷은 중국의 ‘트로이 목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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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니컬러스]인터넷은 중국의 ‘트로이 목마’

입력 2006-02-21 03:09수정 2009-10-0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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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숨어 지내는 동안 e메일을 쓰고, 나치가 소녀를 추적하기 위해 야후에 협조를 요구한다고 생각해 보자. 중국에서 야후가 하는 행동을 보면 야후는 분명히 나치의 요구에 굴복했을 것이다.

미국 하원이 15일 청문회를 열어 야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시스템스의 임원들을 조롱거리로 만들었을 때 청문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세 사람이 있었다. 바로 스타오(師濤), 리즈(李智), 장리쥔이다. 야후가 감옥에 보내는 데 협조한 중국 사이버 반정부주의자들로 각각 10년, 8년, 4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외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야후 때문에 감옥생활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네 기업이 똑같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수다. 일단 구글은 별로 잘못한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야후는 영혼을 팔았다. 국가적 수치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시치미를 떼고 있다. 야후가 수감된 세 사람의 가족에게 금전적 지원을 할 때까지, 또 그들의 이름으로 웹 저널리스트들을 위한 미국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 때까지 야후를 사용하지 말자.

마이크로소프트는 늘 그랬듯이 비겁했다. 그러나 야후와 같은 정도로 잘못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최근 마이클 안티(뉴욕타임스 베이징 지국 직원)의 블로그를 폐쇄함으로써 중국 정부의 요구에 응한 일이 있다.

시스코는 중국에 검열 장비를 팔았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이런 장비는 쉽게 구할 수 있다. 화웨이(華爲) 같은 중국 기업도 팔고 있는 장비다. 시스코는 중국 경찰에도 같은 장비를 팔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중국에서 시스코의 행동은 지저분하지만 야후와 같지는 않다.

구글의 행동에 범죄라고 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단지 검열을 거친 중국판 검색엔진을 제공했는데 중국 공산당이 원하던 것이다. 여과장치를 달고 있지 않아 속도가 느려질 염려가 없어 중국 누리꾼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은 삭제가 없는, 그래서 아주 느린 중국어 검색엔진도 유지하고 있다. 이걸 이용하는 중국 누리꾼도 드물지만 있을 것이다.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며 안네 프랑크의 비유를 든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미 인터넷 업체의 해외 사업을 규제할 법안을 상정했다. 과잉 반응이다. 이런 법안은 바이두(www.baidu.com)와 같은 검열 정도가 훨씬 강력한 중국 검색엔진만 남겨 놓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인터넷은 중국의 변화를 이끄는 힘이다. 중국에는 1억10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가 있고 1300만 명의 블로거가 있다. 3만여 개의 검열용어를 훨씬 능가하는 숫자다.

중국 공안은 비판을 여과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자주 실패하고 있다. 하버드 로스쿨의 ‘버커먼 인터넷과 사회 연구센터’는 중국이 ‘톈안먼(天安門) 학살’과 관련한 웹사이트는 90%,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폄훼하는 웹사이트는 82% 차단했다고 밝혔다. 많은 것이 차단됐지만 일부는 새나가고 있다.

인터넷을 중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트로이 목마로 생각하자. 야후의 행동은 수치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불러올 중국의 다원주의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자.

미국에서 비행기가 추락하면 저녁 뉴스를 장식하듯이 폐쇄된 블로그는 관심을 끌고 체포된 사이버 반정부주의자들은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그러나 수백만 개의 중국 블로그와 팟캐스트가 이미 떠 있다. 중국 고대 형벌에 1000번 포를 떠서 서서히 죽이는 ‘능지(凌遲)’라는 형벌이 있다. 이런 블로그와 팟캐스트는 이미 중국 공산당에 능지의 벌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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