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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파워그룹 그들이 온다]<10>외국계 금융회사 출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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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파워그룹 그들이 온다]<10>외국계 금융회사 출신들

입력 2006-02-13 03:08수정 2009-10-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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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계 금융의 힘은 어디에서

국내 금융권에서 외국계 파워가 득세하게 된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로 보는 게 정설이다.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관치(官治)와 인맥으로 대변되는 은행 구조에 대한 반성이 일면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몸에 익힌 리더들이 긴급 수혈됐다.

외국계 리더를 많이 수혈했어도 국내 은행들은 여전히 세계적인 투자은행(IB)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기업금융 분야에선 거미줄 같은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수십 년간 쌓아 온 데이터베이스(DB)에서 나오는 힘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중평이다.

특히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국내 기업이 국내 인수자에 팔릴 때도 매각 주간사회사는 대부분 외국계 금융회사가 맡는다. 올해 금융권의 최대 이슈로 꼽히는 외환은행 매각 작업 역시 씨티그룹이 매각 주간사회사를 맡고 있다.

지금은 외국계 증권사의 한국지점 대표가 대부분 한국인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한국지점 설립이 처음 허용됐던 1992년에는 주로 외국인이 대표를 맡았다. 하지만 외국계 금융회사와 금융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일했던 한 국내 자산운용회사 대표는 “외환위기 이전의 옛 체제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나치게 외국계 회사에 프리미엄을 주는 측면이 있다”며 “일종의 사대주의”라고 비판했다.

○ 외국계 출신 은행장들의 면면은

시중은행장 가운데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 강정원(姜正元) 국민은행장, 황영기(黃永基) 우리은행장, 하영구(河永求) 한국씨티은행장, 최동수(崔東洙) 조흥은행장은 모두 외국계 출신이다.

이 가운데 강, 황, 하 행장은 1980년대 씨티은행과 뱅커스트러스트 그룹 등에서 인연을 맺었다.

강 행장과 하 행장은 경기고 선후배 사이로 1981∼83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하 행장은 2001년 한미은행장을 맡을 때까지 줄곧 씨티은행에 머물렀지만 강 행장은 1983년 뱅커스트러스트로 자리를 옮겨 황 행장을 만났다. 황 행장과 하 행장은 대학(서울대 무역학과) 선후배이기도 하다.

강 행장은 2004년 11월 취임 후 약 1년간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할 때까지 부지런히 일만 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많지 않았다.

이 기간 그는 ‘시스템 경영’과 ‘IBP(International Best Practice·국제 수준의 기업문화와 행동규범)’ 정착을 시도했다. 특정인에 의해 조직이 좌우되지 않고 구성원 하나하나를 초일류로 만들겠다는 것. 이 시도는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외국계 회사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경험을 십분 살리고 있는 사례다.

○ 증권가 주름잡는 외국계 출신들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최형호(崔滎鎬) 대표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한국은행, 신한은행 등을 거쳤다. 1990년 메릴린치 싱가포르에 입사한 뒤 1992년 서울지점이 생기면서 합류했다. 채권, 주식, 프라이빗뱅킹(PB) 업무를 두루 거쳤으며 현재 채권시장부 대표를 겸하고 있다.

UBS증권 서울지점은 ‘투톱’ 체제다. IB 분야는 이재홍(李在弘) 대표, 주식 분야는 장영우(章煐右) 대표가 총괄한다.

이 대표는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서 IB 업무를 시작해 JP모건 홍콩지점을 거쳐 1996년부터 UBS의 IB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국내 최대 규모로 꼽혔던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진로 M&A,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제일은행 M&A 때 자문역을 맡아 UBS를 M&A 자문 분야 실적 1위로 올려놓았다. 장 대표는 리서치, 주식중개, 영업을 맡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에서 세금 담당, 메릴린치 서울지점 리서치 담당, 골드만삭스 리서치 담당 등을 거쳤다. 아시아머니 등 해외 금융전문지에서 한국 최고의 주식전략가를 꼽을 때 명단에 자주 오르내린다.

JP모건 서울지점 임석정(林錫正) 대표는 이직(移職)이 잦은 외국계 금융회사에서는 드물게 JP모건에서만 12년째 일하는 IB 분야 전문가. 조지워싱턴대와 뉴욕대 MBA를 마친 뒤 P&G 오하이오 본사에서 재무 분석가로 일했다. 월스트리트의 작은 증권사로 이직한 뒤 살로먼브러더스증권 뉴욕 본사에서 부사장까지 지냈다. 재정경제부 주관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위원, 서울시 디지털미디어시티 자문위원, 전국경제인연합회 e비즈니스위원회 운영위원 등 이력이 화려하다.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양호철(梁浩徹) 대표는 대신증권에서 시작해 동서증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부사장을 지낸 뒤 1997년 모건스탠리에 합류했다. 서울대에서 MBA를, 미 루이지애나주립대 대학원에서 금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조교수로 기업금융을 강의하기도 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고교때부터 외국누빈 ‘다국적 학력’ 뜰 조짐

금융계에서는 고등학교부터 외국에서 다닌 ‘글로벌 인재’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추세다.

아직 수는 적지만 능숙한 외국어와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익힌 실력으로 무장한 이들의 부상(浮上)은 국내 금융계 인맥의 지각 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두 주자는 홍콩인터내셔널스쿨을 나온 강정원 국민은행장. 그는 초등학교는 일본에서, 중학교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는 홍콩에서, 대학과 대학원은 미국에서 각각 졸업했다. 은행원이던 부친이 해외에서 근무해 ‘다국적 학력’을 갖게 됐다고 한다. 1979년 씨티은행 뉴욕 본사에 입사한 뒤 뱅커스트러스트 그룹 한국대표를 거쳐 도이체방크 한국대표와 서울은행장을 지냈다.

‘30대 부행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외환은행 김형민(金亨珉) 부행장은 이라크 바그다드 외국어고를 졸업했다. 영국 레스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귀국해 코리아타임스 기자와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대통령공보수석비서실 해외언론담당 행정관과 대통령비서관을 지냈다.

세계적 투자은행 메릴린치의 공동대표인 김도우(金道于) 사장은 미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부근에 있는 명문 사립학교 필립스아카데미(앤도버) 출신이다. 1779년 설립된 미 최초의 기숙 사립학교인 앤도버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자의 출신 고교로도 유명하다.

벤처기업 잇츠티비 대표인 김석동(金錫東) 전 굿모닝증권 회장도 금융계의 외국 고교 출신 인맥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고 김성곤(金成坤) 쌍용그룹 창업자의 3남으로 미 뉴햄프셔 주에 있는 세인트폴스스쿨과 브라운대를 졸업했다.

이 밖에 미 뉴햄프셔 주 필립스엑시터아카데미 출신의 한상원(韓相遠) 모건스탠리 한국지사 부지사장도 외국 고교 출신 인맥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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