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과 더 멀어질 민주노총·전교조 강경파

  • 입력 2005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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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교원평가제 반대 연가(年暇)투쟁 연기에 대한 강경파의 반발로 어제 중도 사퇴했다. 상대적 온건파인 이 위원장이 물러남에 따라 다음 달 1일 연가투쟁이 강행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총도 같은 날 전교조 및 농민과 연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노선’을 표방했던 이수호 위원장이 지난달 사퇴한 뒤 강경투쟁노선을 강화해 왔다. 강경파는 올해 초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결의하려던 대의원대회를 세 차례나 폭력으로 저지했던 세력이다. 이번 총파업도 내부 비리에 따른 수세 국면을 반전시키려는 정치적 파업이다. 이에 대해 다수 국민은 물론이고 핵심적 산하 노조인 기아 현대 GM대우자동차 노조도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전교조 역시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까지 비정상적 수단으로 방해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더 잃었다. 강경파 주도로 평일 수업을 팽개치고 연가투쟁까지 벌인다면 학부모의 분노는 더 커질 것이다. 전교조에 우호적이던 열린우리당조차 어제 비상집행위원회에서 “전교조가 교사평가 전면 수용불가 입장을 표명하는 한 국민들로부터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그들이 말하는 참교육은 본질을 벗어나는 것”이라며 다수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민주노총이 앞장서고 전교조가 연대하는 총파업이 과연 국민의 호응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을지, 두 단체는 자문(自問)해 볼 때가 됐다. 자신들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민주노총은 노동운동의 대표성을 잃은 지 오래다. 많은 국민은 최소한의 평가도 거부하는 전교조를 더는 순수한 교사집단으로 보지 않고 있다.

이들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채 극단적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제 손으로 무덤을 파는 일과 다름없다. 자신들이 만든 단체를 망치고, 경제와 나라의 미래까지 결딴낸 뒤에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려 해도 때는 늦다. 합리적 노동운동과 교육운동으로 돌아서기에 머뭇거릴 시간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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