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다음’과 손잡고 TV콘텐츠 사업 뛰어들어

  • 입력 2005년 8월 25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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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를 많이 팔려면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잘 만들어야 한다.’ LG전자가 인터넷 포털업체와 손잡고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브라운관 아날로그 TV에서 점차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등 고화질(HD) 디지털 TV로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TV는 아날로그 TV보다 2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단순히 화질이 좋다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HD 방송 시작을 계기로 직접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비싼 TV를 팔려면 TV 콘텐츠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HD TV 콘텐츠 확보에 대해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도 관심이 높아 전자업체와 소프트웨어업체 간의 경쟁도 눈여겨볼 만하다.

○ LG전자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짝짓기’

LG전자는 최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제휴해 TV를 이용한 쇼핑 서비스나 재미있는 연재만화, 인기 드라마, 온라인 게임 등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1년 전부터 100가구를 대상으로 ‘DTV 포털’이라는 시범 서비스도 시작했다.

HD TV 보급을 확산시킨 1등 공신은 2002년 월드컵이었다. 그러나 후속 콘텐츠가 나오지 못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또 하나의 특수(特需)를 기대했지만 월드컵에는 크게 못 미쳤다.

LG전자는 2002년과 2003년에는 2년 연속 디지털 TV 판매 대수가 약 2배로 늘어났지만 2004년부터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매출액은 2004년부터 오히려 줄고 있다.

현재 HD TV용 지상파 TV 프로그램은 주당 25시간에 불과하고 100% HD 방송은 2010년에나 이뤄진다.

상황이 이렇자 LG전자는 기다리기보다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쪽을 선택했다. HD 방송 수신장비인 ‘셋톱박스’를 개인용 컴퓨터(PC)에 맞먹는 성능으로 만들고 셋톱박스용 콘텐츠는 PC용 콘텐츠를 다뤄온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맡겨 ‘TV포털’을 시작한 것.

고범석(高範錫) LG전자 상무는 “소비자가 HD TV에 기대하는 것은 쌍방향 HD 서비스처럼 기존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비스”라고 말했다.

○‘PC-TV’ 대(對) ‘TV-인터넷’

HD TV를 노리는 건 전자업체만이 아니다. MS 역시 이 시장을 노려왔다.

PC용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MS는 ‘윈도 미디어센터 에디션’이라는 운영체제(OS)를 만들어 PC와 HD TV를 연결시키고 있다. 리모컨 하나로 PC의 콘텐츠를 사용해 HD TV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전자업체는 “PC가 어려워서는 안 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TV는 ‘오류화면’도 없고 ‘컴퓨터 바이러스’에 위협당해서도 안 된다는 것.

김용훈(金容勳) 다음 신사업본부장은 “MS는 PC의 다양한 기능을 TV에 결합시켰지만 우리는 PC보다 훨씬 쓰기 편하고 PC처럼 재미있는 TV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누가 더 쉽고 값싼 서비스를 공급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음 측은 또 “LG전자와 다음처럼 수많은 인터넷 콘텐츠를 TV에서 선보이려는 시도는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PC를 중심으로 TV를 결합한 MS 진영과, TV를 중심으로 PC용 인터넷을 결합한 국내 전자업체 사이의 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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