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한달, 충격 적었지만 추가절상 시기 대비를

  • 입력 2005년 8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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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 통화인 위안화를 2% 절상하고 환율제도를 ‘통화바스켓에 기초한 관리변동환율제’로 바꾼 지 꼭 한 달이 지났다.

이 조치로 위안화 가치가 오르고 한국의 원화도 동반 상승해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한 달 동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 위안-달러, 원-달러 환율 잠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은 줄곧 달러당 8.2765위안에 묶여 있었으나 환율제도 변경으로 지난달 22일부터 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19일 현재 환율은 달러당 8.1047위안으로 한 달간 겨우 0.0053위안(0.07%) 떨어졌다.

한 달 사이 8.0971∼8.1128위안 범위에서 움직여 큰 변동은 없었다.

달러당 원화 환율 역시 위안화 변수로 지난달 22일 14.2원 하락해 1021.3원이 됐지만 이후 안정된 모습이다. 19일 종가는 1025.7원.

그동안 위안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의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중국 통화당국이 적절히 시장에 개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 위안화 추가 절상 변수

그렇지만 상황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申민榮)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가 나빠지면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 수단으로 위안화 추가 절상 압력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7.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했던 미국 상원 강경파가 다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으며,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할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것.

지난해 미국의 대중(對中) 상품수지 적자는 1620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최근 “위안화 재평가 요구가 다시 나오기 전에 (중국 당국이) 조치를 취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추가 조치는 현재 하루 0.3%인 위안-달러 환율 변동 폭을 넓히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지난달 21일처럼 일시에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중국이 위안화를 추가 절상해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단기적으로 위안화 절상 폭에 비해 원화의 동반 절상 폭이 작으면 오히려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위안화보다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환율 변화에 실물경제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무역협회는 위안화가 추가 절상되면 거의 모든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미리 결제통화 변경, 환(換)위험 헤지 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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