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주가 차트 활용법, 3년이상 길게 보면 玉石보인다

  • 입력 2005년 8월 12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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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1,000 선을 넘은 뒤 오리무중 장세가 계속되면서 주가 차트에 의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차트 투자는 높은 주가 때문에 기초체력(펀더멘털) 분석을 기초로 투자하기가 부담스러울 때 주로 쓰인다. 단기 주가 그래프에 의지해 매매시점을 잡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주가가 비싸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

그러나 전업투자자가 아닌 이상 매일 차트를 들여다보며 투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이런 차트 투자 방식의 승률이 높다는 보장도 없다.

가치투자자들은 지금 시점에서 굳이 차트를 봐야 한다면 단기가 아닌 장기 차트를 볼 것을 권한다. 기업의 주가 추이를 통해 더욱 긴 호흡의 장기 투자를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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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차트의 장점

단기 차트 투자는 순전히 매매시점을 잡기 위한 기법. 기업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그래프 위에 나타나는 신호에만 의지해 주식을 사고판다.

이때 기업의 실적이나 미래 전망은 개입하지 않는다. 차트 전문가들은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아예 기업 이름은 지우고 차트만 보기도 한다.

반대로 장기 차트 투자는 매매시점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랜 기간 형성된 한 기업의 역사를 보기 위해 사용하는 투자 기법이다.

장기 차트를 보려면 대략 2002년 이후 차트를 보면 된다. 2001년까지는 1999, 2000년 정보기술(IT) 열풍으로 왜곡됐던 주가의 잔재가 남아 있으므로 빼는 것이 좋다.

주간 단위로 차트를 만든다면 대략 190주 정도를 가로축에 놓을 경우 2002년 이후 차트가 만들어진다.

○장기 차트의 두 가지 유형

특별한 추세 없이 주가가 심하게 등락을 계속한 종목은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 후보에서 뺀다.

장기 투자를 위한 투자 대상이 될 만한 차트 유형은 대략 두 가지.

유형 A에 해당하는 SK가스는 오랜 기간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장기 상승형’이다.

SK가스는 그래프에서 나타나듯 매년 연말 배당락 현상을 겪으며 주가가 하락한다. 하지만 차트를 길게 그려놓고 보면 이 회사는 단기 등락과 상관없이 4년 반 동안 꾸준히 주가가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업은 고배당과 잘 짜인 주주 정책으로 장기 투자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유형 B의 디피아이는 오랜 정체 기간을 거치다 한순간 주가가 점프한 ‘순간 급등형’이다.

사양산업에 속해 있거나 거래량이 너무 적어 평소 투자자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던 저평가 가치주 중 상당수가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 인기는 없지만 매년 탄탄한 실적을 올리는 기업들은 어느 순간 제 가치를 투자자에게 인정받아 주가가 삽시간에 기업 가치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기업들은 주가가 언제 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최소한 3년 이상 지루한 움직임을 각오하고 장기 투자를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가치투자자문 박정구 사장은 “개인투자자들은 저평가 주식에 투자해 긴 호흡을 가질수록 높은 수익을 올릴 기회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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