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에 치이는 등 틈새 펀드 ‘썰렁한 한여름’

  • 입력 2005년 8월 4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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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펀드, 부동산펀드, 해외투자펀드(펀드오브펀드) 등 이른바 틈새 펀드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서 자금이 주식형 펀드에 쏠린 데다 틈새 펀드가 마땅한 추가 투자처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제까지 상장된 18개 선박펀드 가운데 16개의 주가가 상장 당시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열양상까지 빚었던 부동산펀드에 대해서는 최근 금융 감독당국이 운용실태에 대해 일제 점검 계획을 발표해 당분간 청약 열기가 예전 같지 않을 전망이다.

○선박펀드

선박펀드는 선박투자회사가 은행, 해운회사와 일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배를 빌려 여기서 나온 수수료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그동안 선박펀드 상품은 시판될 때마다 평균 10 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나온 선박펀드 청약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 지난달 20일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 굿모닝신한증권이 공동 판매한 아시아퍼시픽 10, 11, 12호의 청약 경쟁률은 각각 1.36 대 1, 1.20 대 1, 1.04 대 1에 그쳐 겨우 목표 금액을 채웠다. 지난해 12월 모집한 아시아퍼시픽 2호는 청약경쟁률이 43.8 대 1, 4211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선박펀드가 한꺼번에 많이 나온 데다 최근 증시 분위기도 좋은 편이어서 투자자들이 6% 수준의 선박펀드 수익률에 투자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투자펀드

주로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되는 해외투자펀드의 인기도 시들하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해외투자펀드는 지난해 10월 1일 현재 펀드 수 47개, 펀드자금규모는 1조1341억 원이었다. 올 4월 1일 현재 113개, 3조5632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면서 8월 1일 현재 펀드 수는 99개, 펀드규모는 3조5192억 원이다.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팀 윤영준 차장은 “해외투자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 등과 함께 분산투자개념으로 투자대상으로 삼는 사람이 많다”면서 “최근 국내 주가가 많이 올라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

올해 초 부동산펀드는 불과 몇 시간 만에 공모 예정금액을 훌쩍 넘는 돈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그러나 최근엔 적합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해 새로운 상품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이달 중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 투자대상 부동산에 각종 세금부과가 강화될 조짐이어서 각 증권사는 부동산펀드 상품 개발을 꺼리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부동산펀드의 자금운용 실태를 전면 조사한다고 밝혀 부동산펀드는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김명환 상품개발마케팅부 팀장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 상품개발이 뜸하다”며 “정부 조치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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