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신길웅/대입案, 논술보다 수능보완 필요

  • 입력 2005년 8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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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비중을 강화하고, 내신 부풀리기 방지를 위해 석차백분율에 의한 상대평가제를 도입한 취지와 목적은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었다. 두 가지 목적 중에서 적어도 한 가지 사교육비 부담 경감은 실패했다. 치열해진 내신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교 1학년 학생들의 학원 수강은 더욱 늘어났으며,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 약화를 이유로 통합형 논술카드를 내민 서울대의 입시방침이 통합형 논술준비 사교육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의 대안은 논술을 정식 교과목으로 삼는 방안을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4년제 대학 161개 가운데 논술 및 심층면접을 치르는 대학은 불과 40∼50개의 대학에 지나지 않는데도 전체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겠다니. 이는 논술 사교육을 정부가 활성화하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결국 ‘2008학년도 대학입시 개선안’은 사상초유의 사교육비 부담을 학부모에게 가져다줬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만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대입 개선안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은 곧 본고사’라고 여론을 몰아감으로써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는 당국의 힘에 굴복할 의사가 없어 보이고, 여름방학을 맞아 논술 사교육시장은 몰려드는 학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교육당국은 대입 개선안을 재조정해야 한다. 수능의 등급과 함께 최소한 표준점수를 각 대학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상위권 대학들의 현실적 고민을 해결해 줘야 한다.

그런 다음 대학별 고사(논술, 구술면접)가 본고사화하지 않도록 그 유형과 시행 방법에 대해 차분하게 대학들과 협의해야 한다.

아울러 중등교육과정에서 논술교육이 올바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시행해 나가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신길웅 광주 대성학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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