造船3社, 카타르 발주 LNG선 몽땅 수주…한국경제에 단비

  • 입력 2005년 8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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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조선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카타르 정부 발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2척을 한국 조선업계가 모두 수주했다. 총수주액은 29억 달러(약 2조9870억 원)에 이른다.

선박용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여 ‘수주 풍년’ 속에서도 적자를 내 온 한국 조선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 카타르 발주 LNG선 ‘싹쓸이’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카타르 국영석유업체인 카타르페트롤리엄과 다국적 석유업체 엑손모빌이 추진하는 LNG 채굴계획 ‘라스가스3’ 프로젝트에 쓰일 LNG 운반선 12척을 모두 수주했다.

회사별 계약 건수는 대우조선 5척, 삼성중공업 4척, 현대중공업 3척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번에 수주한 운반선은 LNG 적재량 21만m³ 규모의 초대형으로 대당 가격이 2억3400만∼2억5000만 달러로 동종 선박 중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 정부는 이번에 발주한 12척 외에도 2010년까지 진행되는 가스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될 20만m³ 급 LNG선 60여 척도 한국의 3대 조선업체에 발주한다는 원칙적 방침을 정한 상태여서 전망도 밝다.

○ ‘적자의 늪’ 벗어나나

이번 LNG선 수주를 포함해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물량의 37%인 870만 CGT(보정총톤수)를 수주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CGT는 선박 종류별 부가가치를 나타내기 위해 배의 부피에 가중치를 곱한 t 수.

하지만 ‘수주 풍년’에도 올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1∼3월)에 742억 원 영업적자를 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도 같은 기간 각각 362억 원, 1516억 원 적자였다.

적자 원인은 철강재 가격 인상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2003년 말 t당 350달러 안팎이던 조선용 후판 가격은 현재 680달러(일본산 기준)까지 치솟았다. 1년 반 사이에 거의 2배로 올랐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하반기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2년 말∼2003년 초 선가(船價)가 ‘바닥’일 때 수주한 선박 건조가 하반기에 끝나고 비싼 값에 수주한 배를 건조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우조선은 6월 7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8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 전망도 밝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등 고(高)부가가치 선박의 국제가격 급등이 반갑다.

LNG 운반선 가격은 2002년 말 1억5000만 달러에서 최근 2억50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특히 한국은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건조 비율이 높다. 한국 조선업계 전체 수주량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48%, LNG선은 15%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일본 조선업계의 수주량 가운데 LNG선의 비율은 8% 수준이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벌크선이 40%나 된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당시 환율 급등으로 큰 이익을 챙긴 조선업체들이 과감한 설비 및 기술 투자에 나선 것이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렸다고 분석한다.

산업연구원 홍성인(洪性仁) 연구위원은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선박용 철강재 가격만 안정된다면 한국 조선업체들의 흑자 전환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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