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제2의 난타를 꿈꾸며 우린 에든버러로 간다

  • 입력 2005년 7월 2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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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에든버러. 공연예술 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단어다.

세계 최대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이 다음 달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시에서 열린다. 인구 45만 명 남짓의 이 소도시는 매년 8월이면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공연자들과 관객들로 ‘인구 밀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연극, 무용, 클래식, 퍼포먼스 등 공연의 전 장르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공식 초청작들의 공연이 펼쳐지는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로 나뉜다. 올해 참가하는 국내 단체들은 모두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프린지’는 8월 7∼29일, ‘인터내셔널’은 8월 14∼9월 4일 열린다.

○ ‘점프’ ‘한여름 밤의 꿈’ ‘무무’ ‘타토’ 등 4편 에든버러로

올해는 연극 1편, 넌버벌 퍼포먼스 3편 등 4편이 에든버러로 간다. 매년 한두 편이 꾸준히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하긴 했으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참가작이 많다.

특히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은 연극으로는 처음으로 에든버러에 참가해 눈길을 끈다. 극단 여행자의 대표작이자 해외 무대에서 호평을 받아 온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한국적으로 풀어냈다. 요정의 왕 오베론 대신 도깨비가 등장하는 식.

‘마샬 아트(martial art) 퍼포먼스’를 내건 ㈜예감의 ‘점프’는 무술과 애크러배틱을 섞은 코미디. 에든버러에서 가장 큰 어셈블리 극장(780석)에다 황금시간대인 오후 7시 반에 무대를 배정받았다. 극장 측과의 수익 배분도 6 대 4로 ‘점프’에 유리한 조건. 김경훈 ㈜예감 대표는 “티켓 예매량만 보면 ‘점프’는 현재 프린지 참가작 중 상위 5위 안에 든다”고 밝혔다.

동양무술과 차력, 한국 춤을 결합시킨 퍼포먼스 ‘무무(武舞)’도 어셈블리 극장과 함께 에든버러에서 좋은 극장으로 꼽히는 조지 스퀘어 극장에서 공연된다. 풍물 굿, 남사당패 연희 등과 현대 무용을 조화시킨 극단 아리코리아의 ‘타토’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에든버러에 참가한다.

○ 해외 무대로의 ‘점프’를 꿈꾼다

세계 각국의 예술감독과 기획자들이 몰려드는 에든버러는 ‘아트 마켓’의 성격이 크다. 국내에서 에든버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난타’ 성공 이후. ‘난타’가 프린지 페스티벌에서의 호평을 바탕으로 미국 오프브로드웨이무대에 진출하자 ‘제2, 제3의 난타’를 꿈꾸며 에든버러로 가려는 공연 단체들이 늘어난 것.

‘무무’의 기획사인 에이넷코리아의 김주섭 대표는 “이번 에든버러 참가에 드는 비용은 2억2000만 원 정도”라며 “에든버러 참가로 당장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해외 무대 진출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참가비만 내면 ‘누구나’ 갈 수 있지만 항공료와 체류비, 극장 대관비 등까지 고려하면 ‘아무나’ 참가하긴 힘들다.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의 경우 외교통상부로부터 지원금 5000만 원을 받은 덕분에 항공료와 대관료는 해결했지만 8000만 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극단 측은 식비를 줄이기 위해 밥솥까지 가져가고 배우들은 모두 ‘노개런티’로 참가한다. 그만큼 에든버러는 ‘꿈의 무대’다.

○ 프린지 페스티벌이란?

‘프린지(Fringe·주변부라는 뜻)’라는 명칭처럼 프린지 페스티벌은 본 행사(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초청받지 못한 무명의 작은 공연단체들이 자체적으로 벌이는 공연행사로서 1947년 시작됐다. 이후 5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프린지는 본 행사보다 오히려 더 실험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장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333개 공연장에서 1799편의 작품이 막을 올리며 총 2만6995명의 세계 각국 공연예술인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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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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