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인라인스케이팅 ‘대부’ 52세 박순백 드림위즈 부사장

  • 입력 2005년 7월 1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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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스포츠맨 박순백 드림위즈 부사장. 그는 새로운 것을 보면 몸이 근질거려 참지 못한다. ‘디지털시대의 신세계 탐험가’라고나 할까.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에서 인라인을 즐기는 박 부사장. 허리가 버들가지 같다. 전영한 기자.
만능 스포츠맨 박순백 드림위즈 부사장. 그는 새로운 것을 보면 몸이 근질거려 참지 못한다. ‘디지털시대의 신세계 탐험가’라고나 할까.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에서 인라인을 즐기는 박 부사장. 허리가 버들가지 같다. 전영한 기자.
‘난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다. 난 눈밭에 가면 발바닥이 간지럽도록 미끄러지고 싶다.’

인터넷 포털업체인 드림위즈의 박순백(52) 부사장. 그는 한국 인라인스케이팅의 ‘대부’이자 살아있는 역사다. 또한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스키 고수(스키 제작사 로시뇰의 데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 국내 인라인 인구가 수십 명에 불과하던 1999년부터 그는 인터넷을 통해 인라인스케이팅을 보급해 왔다. 현재 국내 인라인 인구는 무려 450만 명. 그는 대한인라인롤러연맹(KRSF)의 강사를 선발하는 마스터로 활약하고 있다. 4일 서울 잠실 박 부사장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인라인에도 마라톤의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보통 30km 이후에 오는 절정감)’와 같은 황홀한 경지가 있습니다. 인라인에선 통상 60km 지점 이후에 오는데 몸이 둥둥 떠오르는 것 같은 행복감(euphoria)이 몇 시간씩 계속됩니다.”

그의 인라인 무대는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 일주일에 두세 번은 반드시 아내(고성애 씨·51)와 이곳을 찾아 젊은이들과 어울린다. 그의 아내도 국내 및 해외 인라인강사 자격증(KCI와 ICP)을 가지고 있는 마니아. 수요일은 아예 ‘전투 인라인의 날’로 정해 뒀다. 보통 아내는 30바퀴(1바퀴 약 700m), 자신은 90바퀴가 목표. 약 63km나 되는 거리로 20대와 겨뤄도 지지 않는다.

겨울엔 스키를 탄다. 고1 시절인 1968년 국내 스키 인구가 2000명도 안될 때부터 대관령 자연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겼다. 1989년 발레스키를 그가 처음 소개했고 카빙스키 모굴스키도 그가 앞장서 보급했다.

“골프는 너무 정적이어서 안 합니다. 전 동적이고 와일드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려도 기본기를 완벽하게 익힌 다음에 시작하지요. 기본이 탄탄해야 밸런스 감각과 리듬감이 살아나고 부상할 염려가 없습니다. 전 여태까지 손가락 한 번 부러진 적이 없습니다.”

그는 전자기기도 매뉴얼을 몇 번이고 반복해 익혀 거의 욀 정도가 된 다음에 쓴다. 컴퓨터도 혼자 깨쳤다. IBM PC가 나오기도 전인 1979년부터는 국내 최초의 기명 컴퓨터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전 만능 인간을 꿈꿉니다. 인간은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멀티프로세싱)할 수 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아폴로박사’ 조경철 선생님은 어학(영어, 일본어, 러시아어), 그림(초상화, 만화), 음악(유행가, 가곡, 오페라 아리아), 스포츠, 사진작가, 자동차칼럼니스트 등 못하는 게 없었습니다.”

그는 인터넷 공간에서 인기 칼럼니스트다. 그의 홈페이지(www.drspark.new)에 있는 인라인 칼럼과 스키 칼럼은 하루 50만∼70만 페이지뷰를 기록할 정도. 96만 페이지뷰가 나온 적도 있다. 틈만 나면 글을 써 지금까지 그가 쓴 책만도 컴퓨터 관련 14권, 스키 관련 4권, 인라인 관련 1권(공저) 등 모두 19권에 이른다. 언론법을 전공한 언론학 박사이며 사진, 오디오, 스포츠 드라이빙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는 주말이면 포르셰 박스터 카브리올레(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차)를 몰고 10시간씩 시골길을 누빈다. 미래를 앞당겨 사는 ‘디지털시대의 로맨티스트’인 셈이다.

“이 세상엔 똑똑한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그들보다 한발 먼저’ 가야 하고 ‘일단 잡았으면 끝까지’ 가야 합니다. 먼저 시작한 사람은 ‘게임의 룰’을 정할 수 있습니다. 내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내 세계에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지요. 인생에 피니시 라인은 없습니다. 결국 질긴 놈이 이기게 돼 있습니다.”

그는 요즘 새벽까지 케이블TV의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의 호기심 포충망에 수제 자동차 제작(Rides)과 수제 오토바이 제작(America Choppers)이 걸려 든 것. 관련 프로그램을 보며 “은퇴하면 취미 겸 사업으로 저걸 한번 해 볼까” 하는 생각에 손바닥이 근질근질하다. 또 산악자전거(MTB) 타는 것을 보면 슬슬 군침이 돈다.

▼박순백 부사장은…▼

△1953년 경기 하남시 출생

△1978년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93년 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언론학 박사)

△1994∼98년 ㈜한글과컴퓨터 홍보이사, 상무, 부사장

△1999년∼현재 ㈜드림위즈 부사장

△저서: 컴퓨터 관련서 14권, 스키 관련서 4권 등 19권

△특기: 스키, 인라인스케이팅

△취미: 글쓰기, 독서, 사진, 스포츠 드라이빙

김화성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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