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서 학점취득’ 형평성 논란… “대학 안다닌 사병은 뭐냐”

  • 입력 2005년 7월 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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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군대에서도 온라인 수강을 통해 대학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병영대학’이 추진된다.

그러나 군 본연의 임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대학을 다니지 않은 병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는 등 논란이 적지 않다.

▽어떻게 추진되나=정부와 열린우리당은 4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협의회를 열어 군대에서도 대학 학점을 일부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군 인적자원 개발 종합계획안’에 합의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총 1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 군의 중대급(150명 안팎) 부대에 유무선 인터넷 컴퓨터 16대를 설치해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수강을 할 수 있는 ‘군 e러닝 포털 시스템’을 국방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전국 각 대학의 온라인 강좌와 연계시켜 군 입대 전 대학에 다니던 병사들이 주말 여가시간을 활용해 연간 최대 9학점까지 무료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당정의 구상이다.

또 어학이나 교양 프로그램을 비롯해 각종 자격증 교육도 실시해 병사들의 자기 계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

국방부는 ‘병영대학’이 군 복무를 장려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군 복무를 ‘인생의 공백기’로 보는 시각이 많은 데다 획일적인 군 교육이 신세대 병사들의 다양한 지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

국방부는 올 초부터 6개월간 육군의 8개 중대를 대상으로 어학과 자격증 취득에 대한 온라인교육을 시범 실시한 결과 병사들의 복무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문제점=전 장병의 18∼19%는 대학을 다니지 않은 병사들이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들 병사에 대해 별도의 학위취득 과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제한된 교육시간을 감안할 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또 임무 수행과 훈련만으로도 바쁜 전방 부대의 경우 병사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우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학점 취득이 무료여서 각 대학의 손실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이를 보전해 주느냐도 문제다.

군의 한 관계자는 “병영대학은 희망 병사에 대해서만 실시하며 부대 여건에 따라 운용의 묘를 살리면 별다른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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