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트맨 비긴즈’ 주연 베일 “꽉끼는 의상에 폐쇄공포증”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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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복장을 입으면 폐쇄공포증이 생길 정도였다. 땀은 비 오듯 흐르고 두통으로 얼굴은 일그러졌다. 그러나 이겨내야 했다. 그래야 진정한 배트맨이 탄생(genesis)하는 것이니까.”

30일 영화 ‘배트맨 비긴즈’의 세계 첫 시사를 기념해 일본 도쿄 그랜드 하야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새 ‘배트맨’을 맡은 배우 크리스천 베일(31)은 ‘탄생’이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배트맨 비긴즈’는 ‘배트맨’(1989년) ‘배트맨 리턴즈’(1992년) ‘배트맨 포에버’(1995년) ‘배트맨과 로빈’(1997년)을 잇는 배트맨 시리즈의 완결이자 새로운 시작. 앞선 시리즈가 배트맨과 기묘한 과거를 가진 악당 간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왜 억만장자 2세인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기원을 설명했다. 최근 개봉된 ‘스타워즈 3편’처럼 이미 알려진 줄거리의 앞선 이야기를 나중에 제시하는 ‘프리퀄(prequel)’인 것.

‘배트맨’을 상징하는 폭 2.5m의 거대한 박쥐 문양이 걸린 기자회견장에는 베일을 비롯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이중적인 캐릭터 앙리 듀카르드 역을 맡았던 리암 니슨, 배트맨의 장비를 만든 루시어스 폭스 역의 모건 프리먼, 배트맨의 연인 도스 역의 케이티 홈스 등이 참석했다.

‘배트맨’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이야기 ‘배트맨 비긴즈’. 4편까지 시간 순으로 이어져 오던 흐름을 거슬러 처음으로 돌아가 배트맨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다. 사진 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 등 전임 배트맨과의 비교를 묻는 질문에 베일은 “그들의 연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불안했지만 전혀 참조하거나 의식하지 않았다”며 “원작 만화처럼 좀 더 위협적이고 어두우며, 분노를 간직한 배트맨을 연기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메멘토’ ‘인썸니아’로 인간의 기억에 얽힌 불안을 잘 묘사했던 놀란 감독은 “배트맨은 비극과 영웅담의 혼합”이라며 “자신의 눈앞에서 부모가 살해되는 모습을 보아야 했던 고통과 살인자에 대한 분노를 간직한 소년이 내면의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페르소나(persona·분신)로 탄생하는 것을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편 톰 크루즈의 새 연인으로 알려진 케이티 홈스는 이날 연인과 관련된 질문은 일절 받지 않았다.

미국에서 다음 달 17일 가장 먼저 개봉되는 ‘배트맨’은 워너브러더스가 제작비 1억3000만 달러(약 1300억 원), 마케팅비만 1억 달러(1000억 원)를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다. 한국 개봉은 6월 24일.

도쿄=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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