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아이겐 국제투명성기구 총재 訪韓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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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는 비능률과 빈곤을 야기하는 주범입니다. 국가경쟁력 향상은 부패 척결 없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제6차 정부혁신세계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페터 아이겐(67·사진) 국제투명성기구(TI) 총재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패 척결이 국가경쟁력 향상과 정부혁신의 첫걸음임을 강조했다.

아이겐 총재는 “지금은 새로운 국정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대”라며 “정부가 단독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하던 이전의 방식은 이제 정부와 민간부문인 기업, 시민단체 등 3개의 축이 네트워크가 되어 함께 국정을 관리하는 새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새 국정관리 시스템에서는 시민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시민단체는 의사결정의 민주화와 개방화, 자금조달의 투명화, 전문가로서의 능력, 정부와 기업으로부터의 독립을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아이겐 총재는 한국의 부패지수(CPI)가 지난해 10점 만점에 4.5점으로 조사 대상 146개국 가운데 47위를 기록하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계속 하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과거의 부정적 영향과 함께 한국 정부가 전직 대통령을 비리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등 최근 부패 관련 기사가 언론매체에 집중 보도된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부패 척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선결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패 척결은 형사처벌만으로 충분치 않으며 사법부의 독립이나 옴부즈맨 제도, 정당자금의 조달 방식, 언론의 역할 등 사회의 총체적 시스템이 함께 개선될 때 비로소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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