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여중생 집단 성폭행, 학교측 은폐 의혹

  • 입력 2005년 4월 18일 1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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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지역 중학생 8명이 또래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 해당 학교들이 이 사실을 파악하고도 경찰에 신고하기는 커녕 연합해 이를 은폐해왔다고 새전북신문이 18일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신문은 또 해당 학교측은 피해 여학생을 다른 사유를 들어 타 지역으로 전학시키는 등 중징계를 내린 반면 가해학생에게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 중학생들로 이뤄진 ‘끝없는 질주’서클 회원 A군(15) 등 8명은 지난해 3월 익산시 모 아파트 B모양(12)의 집에서 B양을 차례로 성폭행하는 등 같은 해 8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단 A군 등 6명에 대해 성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피해 여학생은 성폭행 후유증으로 방황하다가 일주일간 가출해 김제 모 대학생과 여행을 갔으며, 이를 이유로 학교측이 해당 여학생을 ‘원조교제’ 혐의로 타 지역 학교로 전학가도록 조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신문은 피해학생의 진술없이 소문과 가해학생의 말만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또 3∼4개 중학교 교사들이 대책회의까지 한 것으로 볼 때, 학교측이 가해학생 학부모 등과 미리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익산 C중학교 정모 교장은 “지난해 6∼7월께 우리 학생 한명이 성폭행에 가담했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피해자 학부모 등이 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 선도위원회도 열지 않았고, 해당 학생에게 봉사활동 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가해 학부모가 이 사실을 지난해 이미 알고 있었으며, 일부는 당시 학교측과 상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위신이 떨어진다’며 사실을 은폐하려는 학교측의 비협조로 자칫 수사가 미궁에 빠질 뻔 했다”고 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사건의 내막을 안 피해 여학생의 학부모들은 사건의 충격으로 인해 주거지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터넷에는 가해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공개되는 등 지난해에 벌어졌던 ‘밀양성폭력사건’과 비슷한 분위기가 재현되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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