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웰빙사과로 개방파고 넘자

  • 입력 2005년 4월 13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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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고품질 사과로 국제경쟁력을 갖추세요.’

경북 문경시농업기술센터(소장 이상진·李相鎭)가 농산물시장 개방의 파고를 넘기 위해 지역 농민들을 대상으로 이론과 현장기술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무료 교육프로그램인 ‘친환경사과대학’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일 오후 7시경 처음으로 열린 이 강좌는 여성 10여 명을 비롯해 총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경시사과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인 노진수(盧鎭壽·37) 씨는 “이날 3시간의 강의가 짧다고 느껴질 만큼 기초이론의 깊이가 있었다”며 “농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농장주가 현장경험과 기본이론을 겸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15년 전부터 5000평 규모의 과수원에서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노 씨는 이 강의를 열심히 청취해 사과나무와 ‘교감’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강좌는 11월까지 매월 2회(첫째, 셋째 주 금요일)씩 열린다.

문경시농업기술센터 김경훈(金敬薰·44) 농촌지도사는 “첫 강의 이후 농민들로부터 추가 참석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지역 사과 재배농민은 누구나 현장에 오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측은 농촌진흥청 산하 원예연구소(경기 수원)와 사과시험장(경북 군위) 등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농민들에게 가지치기, 인공수정, 열매솎기, 토양관리, 작물의 영양생리 등 전반적인 이론을 제대로 가르칠 계획이다.

이번 강좌의 목표는 현재 연간 10회인 농약 살포회수를 8회로 줄여 경비와 노동력을 절감하는 한편 친환경 고품질 사과를 생산토록 해 일본과 대만 등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문경지역에서는 2000여 농가가 1410ha에서 연간 2만4000t의 사과를 생산해 44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생산량 면에서 전국 7, 8위에 꼽히고 있다.

경북지역의 경우 안동, 영주, 의성, 청송, 문경 등에서 전국 사과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측은 이번 강좌의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 내년에도 실시할 방침이다.

농민 전인식(全仁植·48·문경읍 관음리) 씨는 “그동안 병해충 이름도 모르면서 남들이 농약을 뿌릴 때 같이 뿌리며 관행적으로 사과농사를 지어왔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이론공부를 하게 돼 기쁘다”며 “열심히 노력해 선진국 농민들처럼 전문지식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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