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과서 왜곡, 엇갈리는 日 언론 반응

  • 입력 2005년 4월 6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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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일본 신문들은 6일 일제히 사설을 게재했지만 논조는 성향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교과서로 좋은가' 제목의 사설에서 후소샤(扶桑社)판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 교과서는 균형이 결여된 것이어서 교육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사히는 "이번 교과서 검정에서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빛과 그림자의 양면이 있는 근현대사에서 일본을 좋게 보이도록 하려는 역사관을 관철시킨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판사 측은 '옛 적국의 선전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쓴 교과서'라고 자랑하지만 아시아인에게 강요한 희생을 '선전'으로 일축할 수는 없다"면서 "일본이 중요하다면 다른 나라 사람이 자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에도 경의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국가의 관여를 줄일 궁리를 하자' 제목의 사설에서 "정부의 개입으로 독도문제 기술이 바뀌는 현행 검정방식에서는 교과서에 정부 견해가 고스란히 반영될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실시하는 교과서 검정을 그만두고 전문가들로 제3의 기관을 설치해 거기서 통과된 교과서만을 채택 목록에 올리는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도쿄신문도 "문부과학성이 검정을 계속하는 한 국가에 유리한 해석이 교과서 내용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현행 검정방식의 개선을 요구했다.

반면 우익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교과서 검정과 채택은 일본의 국내 문제이므로 교과서에 일본 정부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를 흔들려는 외국의 압력을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산케이신문은 "군 위안부나 강제연행 같은 표현이 사라지는 등 일부 개선됐지만 일본의 과거만을 나쁘게 묘사하는 자학적 역사관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아직도 시정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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