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철새 날아드는 ‘생명의 하천’ 만들자

  • 입력 2005년 4월 1일 2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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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가 날아드는 하천, 자연을 즐기며 걷고 싶은 하천….

소설이나 동화에 나오는 수식어가 아니다. 인천시와 시민단체, 주민들이 지난 1년 동안 각종 조사와 토론회를 거쳐 인천지역의 하천을 가꾸겠다고 결정한 ‘테마’다.

하류부가 넓고 갈대가 무성한 승기천에는 철새를, 폭이 좁고 긴 굴포천에는 산책로를 조성하기로 했다.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20∼50ppm으로 하수도 수준으로 오염된 하천을 살리기로 한 것이다.

사실 그동안 진행된 하천 살리기는 일방 통행식이 대부분이었고 하천 회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채 추진된 경우도 많았다.

하천을 살리자는 원칙에는 의견 일치를 보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이견이 있었다.

하천을 살리자는 궁극적 목표 보다는 하천 공사에 초점을 두거나, 하천의 식생에 손을 대지 말자는 의견이 있었다. 또 잔디를 심고 환경호안을 설치해 주민이 이용하는 시설로 변경하자는 요구도 있었다.

하천은 어느 누구의 독점물이 아니다. 시민 욕구와 미래를 조화롭게 대비하는 하천 살리기 운동이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하천 살리기 계획을 확정짓기에 앞서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지방정부나 시민단체 독주로 인해 어이없는 발상, 미숙한 계획, 천편일률적인 모방, 예산 낭비 시비 등이 되풀이 돼서는 않된다.

둘째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주민들이 구역을 정해 하천 청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거나 하천 공사 때 창포 등의 식물을 직접 심도록 해 주인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하천 살리기에 대한 목표를 뚜렷하게 설정해야 한다. 각 하천의 지형이나 수리학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외국 사례를 단순하게 모방하지 말자.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를 만들어 시민들이 꾸준히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

‘환경 거버넌스’가 유행처럼 이야기되고 있다. 치수, 이수, 환경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하천을 살려나가기 위해서 지방정부, 전문가, 주민,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최계운 교수 인천대 토목환경시스템공학과 yewoon@inche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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