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우 국보 240호로 지정된 윤두서(尹斗緖·1668∼1715)의 자화상 등 조선시대의 초상화 36점이 선보인다. 중국 초상화로는 황제와 고위 관료로부터 평범한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명·청대 56점이, 일본의 경우 17∼19세기 영주와 무사들을 그린 에도(江戶)시대의 초상화 10점이 전시된다.
한국의 초상화들은 형식은 단순하지만 단아하고 품격 높은 인물묘사가 돋보인다. 18세기 선비 윤두서의 자화상은 위엄 뒤에 감춰진 쓸쓸한 내면이 깃든 수작이다. 개인 소장자가 이번 전시를 끝으로 대중 공개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전시회에서는 조선 태종 때 영의정을 지낸 최덕지(崔德之)의 초상화(보물 594호)도 처음 공개된다.
중국 초상화들은 대작이 많으며 초상화의 주인공이 입은 옷, 장신구, 배경에 놓인 가구까지 세밀하게 묘사해 화려한 것이 특징. 전시작 중 청나라 말기 작품으로 15명의 한 가족을 그린 ‘왕씨선세초상(汪氏先世肖像)’이 인상적이다. 특히 복식유물과 고가구, 금속 공예품과 함께 전시돼 초상화 속 인물들의 실생활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 초상화는 인물의 기질이나 신분을 표현하기 위해 극적인 변형과 과장을 드러낸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도운 지략가 구로다 조스이(1546∼1604)의 초상이 눈에 띈다.
내년 3월1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입장료 어른 9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02-2124-8944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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