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일수록 채용시 지방대출신 홀대

  • 입력 2003년 12월 10일 15시 45분


코멘트
임금 등 근로조건이 양호한 대규모 사업장에 취직할 가능성이 출신대학의 소재지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바울 연구원은 10일 발표한 보고서 '대졸자의 노동시장 이행실태와 성과분석'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전문대 포함) 출신 취업자 중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에 다니는 사람의 비율은 20.3%인 반면 지방대 출신은 15.3%에 그쳤다"고 밝혔다.

반대로 종업원 수 10명 미만인 중소 영세업체 취업비율은 지방대 졸업자가 31.4%로 수도권대 출신(22.9%)을 훨씬 웃돌았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실시된 중앙고용정보원의 청년층(15~29세) 패널조사에서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837명(수도권 291명, 지방 546명)을 표본으로 뽑아 분석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중견기업, 대기업이 근로자를 뽑을 때 지방대 출신보다 수도권 소재 대학 졸업자를 선호하는 관행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 출신 취업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11.5%였으나 지방대 출신은 17.6%로 '직업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임금과 근로시간 등에서도 격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대학 출신이 받는 월 평균 임금은 136만1000원으로 지방대 출신(122만2000원)보다 14만원 가량 많았다. 특히 4년제 대졸자의 월 평균 임금은 수도권 대학 출신이 152만6000원, 지방대 출신이 128만4000원으로 격차가 약 24만원이었다.

반면 주당 근로시간은 지방대 출신이 49.2시간으로 수도권 대학 출신(48.3시간)보다 1시간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나 지방대 졸업자는 더 많이 일하고도 월급은 적게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근속월수는 수도권 대학 출신이 19.5개월로 지방대 출신(21.6개월)보다 다소 짧았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수도권대 졸업생의 경우 지방대 출신에 비해 다양하고 풍부한 취업기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