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세이프가드 철회 예정…韓 수출 당장 늘기는 어려워

  • 입력 2003년 12월 4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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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외국산 철강 제품에 적용했던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철회한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관리들이 3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기침체와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으로 미국 철강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3월 유럽 아시아 남미 등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대해 3년간 8~3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지난달 세계무역기구(WTO)는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WTO 규정위반이라는 최종 판정을 내렸으며,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주요 수출국들은 미국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며 압박해왔다. 한국도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철회하지 않으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세이프가드 철회를 환영하면서도 미국이 내세울 철회 조건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자국의 철강업계를 달래기 위해 수입 감시 시스템을 강화해 특정국으로부터 철강 수입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할 경우 긴급 관세를 부과하는 보완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방정부가 철강업체의 연금 부담을 경감하거나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 철회가 한국에 미칠 영향

미국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철회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년 3월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 이후 국내 철강회사들은 수출국을 미국에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로 바꿨기 때문에 당장 미국 수출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냉연 아연 등 판재류를 생산하는 동부제강은 2001년 수출물량의 30%를 미국이 차지했으나 올해는 6~7%로 떨어졌다. 미국이 30%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면서 가격경쟁력을 잃었기 때문. 대신 중국의 건설경기붐을 활용해 줄어든 미국수출물량을 모두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은 전체 수출물량(90만t)의 35%를 차지했다.

동부제강은 "미국은 운송비용 때문에 가격조건이 좋지 않지만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 철회로 수출선을 다각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미국합작법인 UPI에 열연강판 70만t을 수출해왔으나 처음부터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편 철강협회는 관세부과 조치 이후 줄었던 미국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수출 물량은 올 1~10월 110만t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수출금액은 6억3000만달러로 13% 감소했다.

철강협회는 "철강경기가 하락하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벗어나 미국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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