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일에 의지해 삶을 꾸려가는 서해안의 작은 마을. 장손 아버지를 비롯한 온 마을 사람들은 배에 가득 고기를 싣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며 집을 나서지만 갑자기 하늘이 어둑해지더니 바다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남정네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3년이 지나 마을 남자들의 제삿날, 여인들은 거지꼴을 한 사람들의 행렬이 마을로 향해 오는 것을 발견하는데….
‘배따라기’를 비롯해 널리 알려진 경서도(서울 경기 황해 평안도) 민요에 자연스러운 줄거리를 보태 출연자들이나 청중 모두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도록 만들었다. 극본은 연극평론가 구히서씨가, 연출은 뮤지컬 ‘유린타운’을 연출했던 심재찬 연극연출가협회 회장(극단 전망 대표)이 맡았다.
경서도 소리는 남도 소리에 비해 맑은 목소리(淸聲)를 많이 써서 더욱 낭랑하고 청아하게 들리는 것이 특징. 판소리의 서사성이 강한 남도 소리에 비해 짧은 소리(短歌)가 위주이므로 극적 표현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경서도 소리의 특징에 맞춰 한 사람이 노래를 시작하면 여럿이 받는 ‘앞소리 뒷소리’의 형식을 취해 극적 기복이 두드러지도록 했다.
소리극 ‘배따라기’ 공연에 이어 4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김혜란 명창의 ‘서울굿’ 열두 거리 공연도 열린다. 4만∼10만원 (소리극 배따라기·‘서울굿’ 공통). 1588-7890, 02-922-6766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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