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심리'와 '동작'이 만났을때…연극 ‘보이첵’ 23일까지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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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임을 활용해 만든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의 ‘보이첵’. -사진제공 공연기획 출제를 만드는 사람들
마임을 활용해 만든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의 ‘보이첵’. -사진제공 공연기획 출제를 만드는 사람들
육군 소총수 일등병인 보이첵은 가난한 탓에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연인 마리와 살림을 차린다. 보이첵은 돈 때문에 중대장의 시종 노릇을 하고 의사의 실험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그에게는 마리가 있어 고달픈 삶을 버텨나갈 수 있다. 하지만 새로 온 악대장이 마리를 유혹한다. 마리가 악대장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안 순간 보이첵은 이성을 잃고 마리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독일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1813∼1837)의 미완성 희곡 ‘보이첵’은 19세기에 발표된 작품이지만 오늘날에도 자주 무대에 오르는 작품. 최근엔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가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보이첵’(임도완 연출)을 상연 중이다.

이번 무대의 특징은 주인공 보이첵의 심리 변화를 배우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설명한다는 점. 마임을 연상케 하는 배우들의 동작은 때로 일사불란하게, 때로는 자유롭게 드라마를 이끌어간다. 세트가 없는 텅 빈 무대는 조명과 어울려 연극에 효과적인 방점을 찍는다. 관객들은 평범한 나무 의자가 어떻게 상징적인 무대 소품으로 바뀌어 가는지를 발견하는 데서 연극의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23일까지. 화∼금요일 오후 7시반, 토요일 오후 4시반 7시반, 일요일 오후 3시 6시. 1만5000원. 02-741-3934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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