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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돈대신 카메라도 받아요”충무로 투자자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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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돈대신 카메라도 받아요”충무로 투자자 가뭄

입력 2003-07-31 18:01수정 2009-10-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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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인터넷으로, 현물투자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액을 들인 대작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국영화 투자가 위축된 요즘, 영화사들이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요즘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화는 제작비 20억원대의 코미디 영화. 하반기에 개봉 대기 중인 코미디 영화만 해도 10여 편이며 기획 중인 코미디 영화도 부지기수다.

‘안전’한 코미디 영화가 아닌 경우 투자자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에 따라 비(非)코미디 영화의 제작을 추진하는 영화사들의 투자자를 구하기 위한 노력도 각양각색이다.

영화사 싸이더스는 설경구가 주연을 맡을 ‘역도산’의 전체 제작비 60억원 가운데 50%를 일본에서 투자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종윤 제작이사는 “일본 시장을 적극 개발한다는 취지도 있지만, 요즘처럼 영화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 정도 규모의 영화 제작비를 국내에서 100% 투자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영화사 명필름은 자체 제작한 ‘바람난 가족’의 인터넷 펀드 2차 공모를 5일 실시한다. 투자자 시사회를 세 차례 연 뒤 지난달 25일 실시한 1차 공모에서는 모집 금액인 5억원 전액이 4시간 만에 접수됐다.

인터넷으로 투자자를 공모하는 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여주고 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사 좋은 영화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혈의 누’의 11월 촬영을 앞두고 제작비 현금 투자가 아니라 영화 장비 무료 대여 등 현물로 지원할 수 있는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미 MBC 미술센터가 세트 미술을 무료로 해주고 이를 투자 금액으로 환원해 개봉 이후 수익의 일정 지분을 나눠받는 방식의 현물 지원투자를 확정한 상태다. 영화 기자재 무료 대여를 통한 현물 지원은 영화진흥위원회가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좋은 영화는 ‘혈의 누’ 전체 제작비의 30%가량을 이 같은 현물 지원 투자자로부터 유치한다는 계획. 김미희 대표는 “투자 경향이 편향되어 있는 환경에서 새로운 장르 개발을 시도하거나 작품성을 중시하는 영화들의 제작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려면 현물 지원 투자처럼 새로운 투자 방식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까지 붐을 이뤘던 이른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제작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제작비 136억원으로 초대형 규모이지만, 이 영화 역시 제작비를 전부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고 파일럿 테이프를 만들어 투자 설명회를 여는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 투자 유치를 끝냈다.

노 이사는 “시나리오, 캐스팅 단계에서 투자를 마무리하는 일은 요즘 같아서는 꿈도 못 꾼다”며 “이전처럼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앞세운 영화들은 내년까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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