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이든 대선자금이든 신당파 “갈 길 간다”

  • 입력 2003년 7월 17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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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이든 굿나잇이든 어떤 악재가 터져나오더라도 여기서 신당 추진을 멈춰서는 안된다.”

민주당 신당파는 굿모닝시티의 정치권 로비 의혹 확산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18일 대전에서 시민과 당원 1000여명이 참여하는 ‘신당 토론회’를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세 확산 작업에 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당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조정기구가 발족하면서 54명의 중도파 의원들까지 신당파를 향해 독자행동 자제를 촉구하고, 비주류측이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굿모닝시티 자금수수 파문 수습 및 당의 단합 등을 이유로 신당토론회보다 훨씬 일찍 잡혀 있던 당 사수 결의대회를 취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당파가 이처럼 ‘너희는 중단하라, 우리는 전진한다’는 식의 행보를 보이는 것은 우선 당 진로 조정기구가 우여곡절 끝에 발족하긴 했지만 외부 개혁세력 참여 및 공천 문제 등에 대한 주류-비주류측의 입장이 워낙 팽팽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칫 조정기구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당파의 한 핵심 의원은 “당이 무슨 주식회사냐, 지분을 나누게. 저쪽(비주류)은 절반의 지분과 공천 보장을 요구할 텐데 합의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당 안팎의 복잡한 상황을 이유로 또다시 호흡을 고르다간 신당 추진이 아예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절박감도 깔려 있다.

이재정(李在禎) 의원이 17일 “5, 6월에도 다같이 가자는 명분으로 신당추진모임 발족 시기를 늦췄다가 동력만 잃지 않았느냐. 여기서 다시 신당 행보를 멈추면 아예 신당 엔진의 전원이 끊길 수도 있다”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신당파는 일단 순회토론회를 통해 신당파 의원들의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대의원 및 당원들의 지지를 확보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정동채(鄭東采) 의원은 “개혁신당이냐 통합신당이냐 리모델링이냐를 놓고 지역 대의원과 당원들도 헷갈리고 있다. 이들에게 신당 이데올로기를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신당 문제가 결국 ‘전당대회 결판’으로까지 갈 경우 예상되는 비주류측과의 세 대결에 미리 대비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당파는 물론 비주류측과의 대화 노력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신당파 핵심 의원들은 창당 발기인에 참여할 외부 인사들과의 활발한 접촉에 나서는 등 독자 행보를 통해 비주류측을 압박해 나가겠다는 태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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