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연극-굿으로 풀어낸 '산내 희생자 위령제'

  • 입력 2003년 7월 8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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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열린 ‘대전 산내 학살 희생자 위령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과보고 등 의례적인 의식이 전혀 없었다. 연극과 굿 등 문화공연 만으로 진행됐다.

“탕 탕 탕 탕∼, 꽝∼, 꽝∼”

이날 오전 10시 대전시 동구 낭월동 골령골 학살현장. 개회선언과 함께 대포소리 총소리가 효과음으로 울려 퍼졌다. 1950년 7월 군인과 경찰이 후퇴하면서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사상범과 죄수 3000여명을 총살했던 그 소리였다.

이어 이 지역 놀이패 우금치 단원 10여명이 나와 ‘학살’이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로 당시의 참상을 재현했다.

영령 묵념과 추모시가 낭독되고 난 뒤 다시 우금치 단원들의 진혼을 위한 ‘산칼대신무’를 펼쳐졌고 천도를 위한 ‘상여굿’으로 행사의 막이 내렸다.

우금치 관계자는 “한을 안고 죽은 영혼을 달래는데 딱딱한 연설과 의식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수용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관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행정자치부가 학살지 현장 보전을 위해 예산 3억원을 배정했으나 정작 관련 지차단체들은 무관심했다며 비난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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